입력2006.04.02 00:22
수정2006.04.02 00:24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한국무역협회장)이 황우석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를 남몰래 도와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두 사람의 인연은 황 교수가 열악한 연구환경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김 회장이 전해 들은 90년대 말부터 시작됐다.
당시는 황 교수가 컨테이너를 개조한 시설에서 젖소 체세포 복제에 몰두하던 시절.
이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김 회장은 2000년 4월 동원육영재단을 통해 연구비 3억원을 지원하도록 했다.
99년 복제소 '영롱이'를 탄생시킨 뒤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에 들어간 황 교수 연구팀은 이 돈으로 현미경 등 각종 연구장비를 산 것으로 전해졌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한 해 재단의 연구비 지원 규모가 총 1억~2억원 정도였던 점을 감안하면 당시로선 파격적인 액수였다"고 말했다.
황 교수 연구팀은 답례의 의미로 같은해 김 회장과 동원그룹 임원들을 목장으로 불러 연구활동을 직접 설명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후 매년 두차례 서울대 이종장기연구모임 소속 교수 20여명을 호텔로 초대해 격려하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1월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교수들과 친분을 쌓았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평소 생명공학에 관심이 많은 김 회장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한우물만 파온 황 교수에게 깊은 감명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황 교수와의 인연에 대한 인터뷰 요청에 "알려질 만한 내용이 아니다"며 극구 사양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