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싸우지 맙시다." 10년 앙숙인 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의 고위 간부들이 화해의 만찬을 갖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두 부처는 이희범 산자부 장관의 제의로 26일 오후 정부 세종로청사 부근 한정식집에서 장ㆍ차관과 주요 실ㆍ국장 18명이 참석하는 저녁자리를 함께 한다. 양측 고위 인사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지난 94년 정통부 출범이래 처음이다. 두 부처는 IT(정보기술)관련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온 정부 내 소문난 앙숙 관계다. 특히 지난해 10대 성장동력 산업 선정과정에서 '밥그릇 싸움'이란 여론의 질타에도 서로 노른자 산업을 차지하려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정부부처 개편 논의 때마다 부처간 통합 1순위로 거론됐지만 '하향 평준화'라는 논리로 서로 상대 부처를 흡수하겠다고 맞서 번번이 통합이 무산돼왔다. 산자부 관계자는 "이 장관과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서울대 공대 선후배인만큼 분명 과거와는 다른 발전적인 관계를 모색하지 않겠느냐"며 "산업정책·통신정책 등 핵심 국장 자리까지 맞바꾼 마당에 과거와 같은 상대 흠집내기는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