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수습 나선 한나라 이번엔 주도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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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분 사태가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최병렬 대표의 '백의종군' 선언으로 내분사태는 일단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나 전당대회 추진 주체와 선대위 구성 시기 등을 놓고 최 대표측과 구당파측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특히 소장파 일각에서 5,6공 동반퇴진론을 제기,공천을 둘러싼 논란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전대 주체·선대위 구성 논란=당 지도부는 당헌당규에 따라 이상득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전당대회를 치르겠다는 입장이다.
최병렬 대표는 23일 "전당대회는 총장 책임하에 하되 수시로 보고받겠다"며 전대 준비과정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최 대표는 또 "전당대회 때까지 선대위 발족을 지연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사무총장은 선대위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여러 의견을 모아 보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소장파 중심의 구당모임측은 "전당대회 추진 과정에서 최 대표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모임을 갖고 △제2창당을 위한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조속히 발족하고 △전당대회에서 출범한 새 지도부가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의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구당모임 대변인인 권영세 의원은 "전당대회 이전에 최 대표 주도로 선대위를 구성하는데 반대한다는 뜻을 이 총장을 통해 당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제2창당'한 목소리=전당대회를 치를 경우 '제2창당' 성격이 돼야 한다는데 당내 이견이 없다.
구당모임은 "전당대회는 제2창당이 목적"이라며 당명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원희룡 의원은 "전당대회는 낡은 적폐들을 한꺼번에 털어내고 한나라당이 진정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재창당 수준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중진인 김덕룡 의원도 기자간담회에서 "전당대회는 새 정당을 만드는 수준으로 돼야 한다"며 '재창당'을 촉구했다.
이는 최 대표가 주장한 '당의 환골탈태'부문과 맞닿아 있어 논란의 여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당명을 바꿀 경우 이회창 전 총재 지지층이 급속히 이탈할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아 총선 1개월을 앞두고 당명개명이 실현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또 제2창당 명목으로 소장파들이 대대적 물갈이를 주장할 경우 중진들과 마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김형배·홍영식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