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57
수정2006.04.02 00:00
전남 장성군 남면 분향리에 자리잡은 학사농장(대표 강용·38)은 유기농으로 새로운 농업성공신화를 쓰고 있는 곳이다.
2만5천평 규모의 농장에서 배추 상추 치커리 등 50여가지의 야채와 채소 가공제품을 생산 판매해 25억원 가량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생산품 대부분은 품질검사에 까다롭기로 이름난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등지에서 비싼 값에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92년 강씨가 자본금 40만원으로 20여평의 비닐하우스에서 처음 무순을 재배해 5천원의 매출을 올리던 것에 비하면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성장의 밑바탕에는 강씨의 끊임없는 농업에 대한 '고정관념 깨기'가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어서 더욱 의미있다.
그가 깬 고정관념은 '젊은 사람은 비전 없는 농사를 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잠깐 외도를 하기도 했다.
노점상에서부터 한약장사,헬스클럽과 가구공장 종업원,노점상 패스트푸드점원 등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였으나 그는 결국 '농군'으로 돌아왔다.
그는 '농산물을 판다'라는 인식을 깼다.
팔기보다는 사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그가 몇번의 좌절을 겪으면서도 10여년을 한결같이 브랜드사업에 매달려 온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그는 농산물유통에서는 파격적으로 환불제 등을 도입했으며 농장체험행사인 유기데이와 주말농장,김장축제 등을 통해 생산의 전과정을 직접 보여주는 홍보활동을 폈다.
생산품의 신뢰도를 높여 소비자들이 사게 만들어야 농산물의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그는 요즘 새로운 유통실험을 하고 있다.
서울의 한 유통업체와 직판체제 도입을 모색중이다.
백화점 등의 매장을 빌려 판매하는 방식이 아닌,유통업체가 산지생산관리를 하며 직접 판매하는 것을 수도권 37개 매장에서 두달째 시범실시하고 있다.
그가 깨려하는 또다른 벽이 농업에 대한 오해다.
농업이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란 편협된 사고의 울타리 안에 너무 오래 갇혀왔다는 것이다.
땅과 종자 관리에서부터 모종과 포장,마케팅,채무관리,심지어 농업을 활용한 관광레저산업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농업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그가 지난해 설립한 농업회사인 '유기데이'도 분업을 통해 농업의 영역을 넓히고 경쟁력을 갖추려는 시도 중 하나다.
특히 국제기준의 대단위 유기농업단지 조성을 목표로 올해엔 주식공모에 나서 주식회사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장성=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