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은 지난해 불황기에도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저력을 보였다. 막강한 브랜드 파워에다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 능력과 탄탄한 재무구조 등을 기반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 주력한 결과다. 이 회사의 지난해 국내시장 점유율은 30.5%로 전년에 비해 3.2%포인트나 높아졌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4.6% 증가한 2천4백26억원을 기록했다. 헤라와 설화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고가제품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된데 힘입은 것이다. 지난해 화장품 수요가 저조함에도 불구하고 고가제품 시장인 백화점과 방문판매 매출이 각각 전년대비 10.4%와 9.5% 늘어났다. 4분기 영업이익은 노무비용 증가로 1.3% 늘어난 1백60억원에 그쳤지만 경상이익은 계열사인 태평양산업의 공장부지 매각으로 4백37억원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발생해 6백62억원으로 1백15.6%나 증가했다. 올해는 소비회복이 예상됨에 따라 화장품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미영 연구원은 "주가가 지난 2개월간 지수보다 9.5%나 초과하락했다"며 "소비자 심리회복에 따라 주가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한다. 태평양은 올해 전문점 매출 확대를 위해 라네즈,아이오페 등 대표 브랜드내 제품라인을 크게 확충했다. 이를 위해 대형점포 위주로 매장관리 전산시스템을 적극 지원하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증권 조윤정 연구원은 "전문점 경로에서 전년대비 3.3% 매출성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할인점 경로에서의 선전도 예상된다. 최근 전문점 대표 브랜드들을 할인점 경로로 대거 투입하면서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3.4% 성장이 가능할 전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 연구원은 "경기가 상승국면으로 전환하면 중저가 시판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태평양은 피부미용 서비스를 상품화할 계획이다. 초기 비용 부담이 있겠지만 새로운 수익원으로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굿모닝신한증권은 태평양에 대한 적정주가를 21만원으로 올리고 투자의견도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반면 현대증권은 "우수한 펀더멘털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며 "올해는 마케팅 비용 증가로 마진둔화가 예상된다"고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