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지지율 하락에 내분까지 겹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추미애 상임위원 등 소장파가 일부 호남중진의 공천배제와 핵심당직자의 퇴진을 요구하고 나선데 대해 조순형 대표 등 지도부가 이를 강력히 성토하는 등 주류와 소장파가 정면대결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추 위원 등 일부 소장파의 탈당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류-소장파 대립=조순형 대표는 20일 긴급 소집한 상임중앙위에서 추미애 위원의 주장을 강한 어조로 조목조목 반박했다. 조 대표는 "개혁인재를 내세우자는 것은 좋으나 당이 두개로 쪼개진 상황에서 또다시 당을 개혁과 반개혁으로 나눠서 되겠느냐"며 "몸담고 있는 당을 공격하는 것은 자기비하이자 자학행위"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또 "빚더미에 올라있는 당에 무슨 당내 권력과 기득권이 있겠느냐"며 "당원 다수가 추 위원 생각에 동의한다면 오늘 당장 사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당의 진로와 생존전략,비전 등에 대한 대안이 있다면 왜 공식회의에서 제시하지 않느냐"며 "(추 위원 회견내용을)없던 걸로 하겠다"고 말했다. 유용태 원내대표도 "의원들이 뽑은 원내대표를 내쫓으려는 행동을 할 경우 용납치 않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고 장재식 상임위원도 "발언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추 위원은 3일째 당무를 거부했다. 장성민 청년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자청,당 지도부 퇴진과 즉각적인 선대위 구성을 요구했다. 그는 "조 대표를 제외한 당의 모든 지도부는 지지도 급락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훈·송훈석 의원도 조기 선대위 구성과 후단협 인사들의 2선 후퇴에 동조하며 지도부를 압박했다. 양측 당원들은 이날 주먹다짐을 벌이기까지 했다. ◆당의 진로에 대한 인식차=갈등의 저변에는 당의 진로에 대한 시각차가 자리하고 있다. 소장파가 개혁을 최우선 순위로 내세우는 반면 주류측은 안정과 중도 보수를 주장하고 있다. 이한동 전 총리의 영입불발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개혁연합'대 '보수연합'으로의 정계개편과도 맞물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일부 개혁 소장파가 탈당하고 보수세력이 뭉치는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