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kp59@hanmail.net 중국을 여행하다 보면 도시와 농촌 그리고 도시 중에서도 연안도시와 내륙도시,그 도시 속에서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빈부 격차가 매우 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도입되고부터 이런 격차는 심해졌고,대도시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에 가면 세계 어느 지역에 가도 빠지지 않을 정도의 고급 아파트들이 즐비하다. 그 안에는 별천지처럼 잘 정돈된 정원과 수영장,테니스코트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클럽들이 있다.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겠지만 대략 한달 월세가 2천∼3천달러 이상은 보통이다. 경비원들이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제한하는 철옹성 같은 고급 주거지에서 불과 몇 백미터 밖에는 한달 수입이 1백달러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은 상류층이건 하류층이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상류층 사람들이 풍요로움을 누리면서도 다른 사람들에게 미안해하거나 눈치를 보는 일은 거의 없다. 하류층 사람들도 부자들을 시기하거나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하소연이나 불평이 있을 법도 하건만 당연한 듯이 받아들인다. 이에 대한 내 의문에 어느 중국 친구가 명쾌한 답을 주었다. 일찍이 중국은 사회주의를 도입함으로써 평등을 무엇보다 중요시 여겨 왔었다. 그런데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에 들어오면서 변한 것은 이제껏 이루고자 하던 평등에서 한가지가 더 추가됐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아닌 공평이다. 모든 사람에게 부를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예나 지금이나 평등하게 주어지고 있지만,그 기회를 활용해서 얻어지는 결과는 평등하게 나누는 것이 아니라 공평이라는 잣대를 기준으로 소유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평하게 얻어진 결과에 대해서는 상류층이든 하류층이든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현실에 충실하다는 얘기다. 모든 중국인들이 이렇다고 할 수야 없겠지만,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시장경제에 관해서는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중국의 앞서가는 일면을 볼 수 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기회의 평등과 그 결과에 대한 공평의 의미,그리고 그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