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벤처사업가,오후에는 유명 안과 의사.' 연매출 1백억원대의 대형 안과병원을 운영하는 의사가 벤처사업에 뛰어들었다. 서울 강남역 부근 밝은세상안과 김진국 원장은 매직유라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과도한 연구개발비 투자로 파산 위기에 몰린 벤처기업 '매직유라'를 2002년 7월 인수했다. 발열 소재를 개발하던 이 기업에 조금씩 투자하다가 아예 인수한 것. 이 때부터 오전에는 경기도 화성 공장으로 출근해 제품을 개발하고 오후에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찰하는 '투잡스' 생활을 시작했다. 김 대표는 2년여동안의 연구 끝에 최근 초박형 면상발열체를 이용한 '데스크 히터'와 '개인용 사우나'를 시판했다. 매직유라페이퍼라는 이 면상발열체는 탄소를 초극세 섬유(머리카락의 1천분의 1) 형태로 가공한 뒤 다시 천연펄프와 고순도 합성 세라믹파우더 등을 첨가해 종이 형태(두께 0.06mm)로 만든 특허 제품이다. 김 대표는 이 소재를 활용해 원적외선 복사열이 나오는 액자형 히터를 만들었고 가정용 사우나기기도 개발했다. 가정용 사우나기기는 올초 서울 청담동 롯데캐슬 모델하우스에 전시되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사우나기기 생산업체인 헬스메이트의 제품테스트를 통과해 본격적인 수출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김 대표는 "의사보다는 벤처기업 사장이 훨씬 더 힘들지만 제품 개발에 보람을 느낀다"며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031)352-4452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