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벤처캐피털사인 KTB네트워크가 이광희 생명과학팀장(39)을 최근 수도약품 대표이사로 파견했다. KTB는 자사가 최대주주로 있는 디디에스제약이 수도약품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벤처캐피털사가 투자 기업에 임직원이나 경영 고문을 파견한 사례는 많았지만 대표를 내보낸 경우는 드물었다. KTB네트워크가 이 대표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대목이다. 47년의 전통을 가진 수도약품은 '미가펜','네프리스' 등 일반의약품 생산 전문 업체로 지난해 1백70억원의 매출을 기록,90위를 차지했었다. 이 대표는 "벤처캐피털이 관심을 갖는 것은 경영권의 행사가 아니라 회사 가치의 상승"이라며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 경영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벤처캐피털이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회사의 경영 현황을 파악하는데는 큰 어려움을 겪지않고 있다. 지난해 9월 KTB네트워크가 수도약품의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인수 작업에 참여한 데 이어 수도약품의 이사로 경영에 참여해왔기 때문이다. "수도약품은 제주에도 지사가 있을 만큼 전국적으로 잘 발달된 소매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영업부문을 보강하면 큰 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수도약품이 일반 의약품에 비해 부진한 전문 의약품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를 크게 늘려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제약 업계에서는 앞으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빠른 시일내에 회사의 규모를 키우고 질을 끌어올리는 데 온힘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로 회사생활 10년째를 맞은 그는 KTB네트워크가 대주주인 수도약품의 CEO(최고경영자)가 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됐다. 그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벤처캐피털에 흥미를 느껴 KTB네트워크와 인연을 맺었다"며 "이제는 직접 경영을 함으로써 기업을 성장시켜야 하는 책임을 떠안게됐다"고 털어놨다. 이 대표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미캐피털에 입사,2년간 투자업무를 맡았었다. 그 후 KTB네트워크로 옮겨 리스 화학 생명공학분야 투자업무를 맡으면서 '테크노 세미켐' 등 10여개 업체를 코스닥에 등록시키는 실적을 올렸다. 이 대표는 짧은 기간이지만 CEO로 일하면서 무엇보다도 적극성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CEO는 지시가 내려오길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앞서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라며 "CEO가 머뭇거리면 회사 전체가 머뭇거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CEO는 꼼꼼해야 한다'는 것을 새삼 절감하고 있다"면서 "기업을 제대로 경영하기 위해 모든 사원들과 힘을 합쳐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