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中企人 입막는 회장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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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판매난 자금난 인력난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원자재 파동까지 몰아닥쳤다.
공장 가동률은 작년 1월 이후 여전히 6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해외로 나갈 여건이 안 되는 기업인들의 입에서는 "이제는 사업을 접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어렵지 않게 흘러나온다.
수만개 중소기업을 회원으로 두고 있는 기협중앙회는 이런 중소기업인들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정부에 전하기 위해 최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키로 했었다.
장관을 만나 어려움을 토로하고 해결책을 찾자는 것이었다.
이것은 너무도 당연한 기협중앙회의 업무요,의무이기도 했다.
기협중앙회도 회원 업체들에 참석해 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행사는 '어이없는' 이유로 취소되고 말았다.
이달 27일로 예정된 제22대 기협중앙회 회장에 출마한 일부 후보들이 반대했기 때문이다.
산자부 장관 초청 간담회가 열리면 현 회장인 김영수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일부 후보측 관계자들은 행사가 취소될 수 있게 해 달라며 정부 등 각계에 요청하기도 했다.
중소기업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려 했던 산자부는 이런 움직임에 당혹스러워 했고 기협중앙회는 급기야 행사를 취소했다.
간담회에 참석하려 했던 한 중소기업인은 후보자들을 향해 "선거도 좋지만 중소기업이 처한 상황부터 제대로 파악하라"고 촉구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휴·폐업하고 자살하는 기업인도 줄을 잇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라는 것이다.
기협중앙회장은 감투가 아니다.
중소기업인을 위한 심부름꾼이다.
그런데 중소기업의 입이 되고 귀가 되지는 못할망정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는 게 기자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이계주 산업부 벤처중기팀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