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 행위냐, 아니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냐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인터넷 최저가(혹은 최고가)경매는 '돈 놓고 돈 먹기식'의 현상업(懸賞業)에 속하는 불법행위라는 1심 판결이 나왔다. 인터넷 최저가 경매가 사행행위규제법으로 처벌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상급심에서 유죄확정 판결이 내려질 경우 유사방식으로 운용 중인 20여개 사이트들이 존폐 기로에 설 전망이다. 또 비즈니스 모델 특허를 얻어 해외수출이 추진되던 신종 인터넷 사업들은 법적 근거를 잃게 돼 업태 자체가 위기에 처하게 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5단독 김재환 판사는 11일 인터넷 최저가 낙찰방식의 경매사이트를 개설ㆍ운영한 혐의(사행행위 등 규제 특례법 위반)로 기소된 코스닥 등록기업 K사 대표 유모씨(42)에 대해 징역 1년6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와 피고 회사의 사업형태는 비록 경매방식을 띠고 있지만 '최저가를 예상하라'는 질문이 사행 행위의 요건인 '특정설문'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또 "참가비를 낸 입찰자 중 낙찰자에게는 해당 상품의 10%에도 못미치는 금액으로 낙찰된 상품(경품)을 주었다는 점, 나머지 응찰자에게는 참가비를 돌려주지 않아 손실을 입힌 점 등이 사행행위의 일종인 현상업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유씨 등은 지난해 2월 인터넷 경매사이트(www.max10.co.kr/www.auto10.co.kr)를 만들어 고급차 등 수백만∼수천만원 상당의 경품을 내걸고 평균 1천8백50원씩의 참가비(입찰비)를 받아 입찰자를 모집했다. 이후 일정한 가격범위(경매상품 본가격의 10% 이내)에서 최저가 또는 최고가를 혼자만 적어낸 응찰자를 뽑아 경매상품을 지급했다. 이같은 방식으로 K사는 9개월 동안 16만여명이 1백16억원의 입찰비를 내고 참가했으며 회사측은 이 과정에서 50억원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