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갈릴레오의 선택 .. 채연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yschae@kari.re.kr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16세기 중엽에 활동한 대표적인 천문학자다.
이탈리아 피사에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나 어렸을 때 수학과 과학에 관심이 많아 이 분야를 공부하려 하자 부모님이 반대했다.
아버지는 다른 도시에서 공부하고 있던 갈릴레오에게 편지를 보냈다.
'나는 네가 의학 공부를 했으면 한다.의사가 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고,그 돈으로 우리 집안도 일으키고,네가 하고 싶은 공부도 마음껏 할 수 있지 않겠니?'
4백50년이나 지난 지금의 우리나라 부모들과 당시 이탈리아의 부모들이나 어쩌면 이렇게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면 쓴웃음이 나온다.
어찌 보면 부모의 마음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두 같을 것이다.
조금이라도 쉽게 그리고 확실하게 돈 많이 벌 수 있는 분야를 공부시키고,공부가 끝난 뒤 확실하게 취업이 보장되며 자식들이 편하게 생활하고 집안도 부유하게 했으면 하는 마음일 것이다.
갈릴레오는 일단 부모의 소원대로 의학 공부를 시작하였다.
그러나 공부하면 할수록 자신의 취미와 재능에는 맞지 않아 결국은 의학 공부를 포기하게 됐다.
부모님과 갈등을 겪기도 했으나 갈릴레오는 자신의 의지대로 수학 공부를 계속하였고 지도교수의 추천으로 대학 교수가 되었다.
그러나 대학 강단에서 수학 교수가 된 뒤에도 어려움은 계속되었고 교수 자리도 계속해서 보장되지는 않았다.
그는 결국 또 다른 관심 분야인 과학에 열중,망원경을 만들어 우주를 관측해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돈다는 지동설을 증명하였다.
그리고 이를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해 책도 저술하고 논문도 많이 썼다.
당시의 교회와 교황이 가장 싫어하는 지동설을 계속 주장하다가 결국은 가택연금 상태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다.
부친의 생각대로 의사가 되었으면 안해도 될 고생을 평생 동안 사서 한 셈이다.
그러나 갈릴레오는 자신에게 밀려오는 갖은 고난과 박해를 극복하면서 자신이 옳다고 믿는 진리를 주장하다가 죽었다.
이렇듯 온갖 고초를 당하면서도 과학의 진리를 연구하고 밝히고 주장할 수 있었던 것은 어려서부터 자신의 재능과 소질에 따라 자신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하고 목표를 이루기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