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차원에서 과학자와 기업을 이어주는 이른바 국경없는 온라인 연구개발 중개사이트라고 할 '이노센티브'의 한국 진출은 여러모로 그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다국적 제약회사인 일라이릴리가 투자해 설립한 세계 최초의 사이버 연구소 개념인 이 포털에는 전세계 1백25개국 5만여명의 과학자와 일라이릴리 바스프 P&G를 비롯한 35개 다국적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우리 과학자들도 세계적인 기업들의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인터넷을 통해 참여하고 또 마땅한 보상도 받을 수 있는 등 그만큼 기회가 많아지는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다. 전통적인 연구개발 조직의 경계를 뛰어넘어 문제 해결의 아이디어를 전 세계에서 얻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개발인력에 대한 탐색비용은 줄이면서 성공가능성은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몇년 전부터 OECD에서도 과학과 산업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연계할지 그 중개기능 확충이 큰 관심사가 돼 왔다. 그동안 회원국 정부가 만든 각종 오프라인 중개기관들이 연구대상이었음을 생각하면 민간주도로 만든,그것도 세계를 대상으로 한 온라인 중개채널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최근에 정부는 서비스업 경쟁력 차원에서 연구개발서비스를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아웃소싱 추세까지 감안하면 이런 온라인 연구개발 공간 확충이야말로 좋은 인프라라는 생각이다. 이노센티브의 대상분야는 주로 제약 생명공학 화학 등이다. 기업들이 내부적으로 연구개발투자를 많이 하기도 하고 투자 위험성이 크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기업들만 온라인 중개채널의 수요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 60%는 연구개발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고 한다. 인력을 구하지 못하거나 그럴 여력이 없는 탓이다. 여기서도 온라인 중개는 하나의 대안일 수 있다. 연구개발의 지방화 문제만 해도 그렇다. 정부가 연구개발 예산을 지방에 많이 할당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연구인력이 어디에 있건 기업 연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본질적으로 더 중요할지 모른다. 물론 이런 중개 사이트의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무엇을 연구개발할지 그 자체가 기업의 보안사항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기업들의 공통적 과제도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보안이 문제라면 이를 해결할 방법도 없지 않다고 본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온라인 연구개발 중개기능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