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약세 기조 안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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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가치가 유로와 엔화에 대해 회복하는 G7회담 효과는 일시적일 뿐이고,달러약세는 지속될 것이다."
지난 주말의 G7회담 이후 처음 외환시장이 열린 9일 국제 외환전문가들의 일반적 지적이다.
실제로 G7성명은 유로와 엔화에 대한 달러약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지나친 환율변동성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시장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G7이 강조한 또 하나의 용어 '환율 유연성'이 시장에 보다 큰 영향을 미친 까닭이다.
◆변동성과 유연성의 치열한 싸움=달러가치는 이날 개장초 유로와 엔화에 대해 일제히 회복,G7효과로 달러약세 기조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을 불러 일으켰다.
달러는 유로화에 대해서는 오전장에 지난주말의 유로당 1.2706달러에서 1.2575달러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시장이 G7성명 중 '지나친 환율변동성 우려'에 더 비중을 둔 결과였다.
그러나 오후장 들어 사태는 역전됐다.
유로화에 대한 달러강세 기조는 몇시간도 못가서 약세로 반전돼,주말시세보다 더 낮은 유로당 1.2753달러로 떨어졌다.
시장이 '환율의 유연성'에 더 주목하기 시작한 결과였다.
엔화에 대한 달러가치 흐름도 유사했다.
달러는 개장초 한때 1백5.90엔(지난 주말은 1백5.49엔)까지 상승,환율변동성에 초점을 맞춘 시장의 분위기를 반영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오름세가 약해지면서 1백5.6엔선으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미쓰비시신탁은행의 환율전략가 기무라 도시아키는 "이날 도쿄와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외환시장이 개장초에는 G7성명 중 '지나친 환율변동 우려'에 초점을 맞췄으나,시간이 흐르면서 '유연한 환율'쪽으로 비중을 더 두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달러약세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이날 시장을 하루종일 지켜본 외환 전문가들의 견해는 거의 같았다.
"G7회담에도 불구하고 달러약세 기조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달러하락 속도는 둔화될 수 있다'는 정도였다.
지난 2년간 달러는 유로 및 엔화에 대해 각각 30% 및 20% 급락했다.
전문가들이 달러약세 지속을 점치는 최대 이유는 미국의 불어나는 경상적자이다.
스위스 UBS은행의 외환분석가 애슐리 데이비스는 "미국의 경상적자가 적정수준으로 줄어들지 않는 한 달러회복은 어렵다"고 단언했다.
현재 연간 5천억달러 수준인 미 경상적자가 3천억달러 이하로 축소돼야 달러회복이 가능하다는 진단이다.
대선을 앞둔 부시행정부가 약달러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달러회복을 가로막는 요소다.
웨스트팩의 환율전략가 조나단 베일리는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G7회담에서 '강한 달러가 미국 이익에 부합된다'고 강조했지만,오는 11월 대선까지 달러하락을 유도하는 게 미국 정부의 내부 방침임에 확실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G7성명의 지나친 환율변동성 우려에도 불구,달러약세는 불가피하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