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17
수정2006.04.01 23:20
김영삼(金泳三.YS) 전 대통령이 9일 서울구치소를 찾아 한화측으로부터 10억원어치의 국민주택채권을 받은 혐의로 구속.수감중인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전 대표를 면회했다.
YS의 구치소행은 지난주부터 예정돼 있었다고 측근들은 밝히고 있으나 지난 6일`안풍자금 출처는 YS'라는 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 의원의 폭탄선언 이후 상도동자택에서 칩거하며 침묵을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면담은 40분간 진행됐다.
YS는 "서 전 대표가 과거부터 독재정권과 맞서서 앞장서서 투쟁해 왔는데 대단히 가슴 아프다"고 위로했다고 대변인격인 한나라당 박종웅(朴鍾雄) 의원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서 전 대표의 손을 꼭 잡고 "용기를 잃지 말고 특히 건강에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서 전 대표는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하다"며 "저는 떳떳하다고 생각해서검찰조사에 자진출석까지 했는데 내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도 못하고 이렇게 돼서 대단히 분하다"고 말했다고 박 의원은 밝혔다.
그는 또 "결백을 증명할 기자회견을 준비했었는데 그것조차 못하고 구속돼서 분하다.
노무현(盧武鉉) 정권의 총선 `올인'전략의 일환으로 기획사정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며 "불구속 상태에서 결백을 밝히고 싶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면담에서 강 의원의 증언과 관련해서도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으나 YS측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면회에 앞서 김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이 `강삼재 의원의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퍼부었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면회장소로향했다.
면회를 마친 뒤에도 YS는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랑곳없이 그대로 승용차를 타고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또 YS는 이날 아침 강 의원 발언 이후 사흘만에 상도동 자택 인근 배드민턴장에나와 1시간30분 가량 운동을 했으나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경호원들은 여전히 배드민턴장 입구에서 기자들의 접근을 아예 차단했으며, 김전 대통령의 얼굴 표정은 다소 굳어 있었다.
그러나 상도동 한 관계자는 "아직은 말할 시기가 아니다"며 "말할 기회가 있으면 기자들을 불러서 말하겠다는 것이 김 전 대통령의 뜻"이라고 전했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의 대변인격인 박종웅 의원은 이날 오전 상도동 자택에서 김전 대통령을 면담한 뒤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입장발표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정한 바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에서 주중에 입장을 발표하느니, 2심재판후에 하느니 하지만 그런 사실이 없다"며 "김 전 대통령이나 우리나 일절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김중배기자 choinal@yonhapnews jb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