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텔ㆍ파슨스ㆍHRH '대우건설 인수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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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건설업체인 벡텔과 파슨스, HRH 등 세계적 건설업체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을 위해 대우건설 인수에 나섰다.
대우건설 채권단은 오는 13일 대우건설 주식 매각을 위한 주주 협의회를 열어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대우건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8일 "세계적 건설관리 회사인 파슨스와 뉴욕에 근거지를 둔 건설업체 HRH 등 미국 업체들과 사우디아라비아 업체가 최근 대우건설 인수의사를 표명해 왔다"고 밝혔다.
또 미국 내 도급순위 1위이자 세계 최대 규모의 건설업체인 벡텔도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관계자는 "미국 업체중 한 곳은 이미 채권단에 대우건설 인수대금으로 현금 1조2천억원(약 10억달러)을 제시하고 국내 법률자문사 선정 작업까지 마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채권단은 미국 업체들이 대우건설 인수 후 이라크 재건사업의 전체 프로젝트와 건설관리 등은 자사가 담당하고 실제 공사는 대우건설에 맡긴다는 전략 아래 인수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벡텔과 파슨스는 이미 미국 국제개발처(USAID)가 실시한 입찰을 통해 공항 도로 항만 등 이라크 재건사업권을 거머쥔 상태다.
뉴욕의 트럼프인터내셔널 빌딩과 매디슨스퀘어가든 리노베이션 공사로 유명한 HRH도 이라크 재건사업과 한국시장 진출에 강력한 의지를 갖고 대우건설 인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회사는 중동의 관급공사를 수주할 능력을 갖춘 투자업체라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이렇게 원매자가 나타나자 채권단은 13일 주식매각협의회를 개최, 매각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최대 주주이자 채권자인 자산관리공사(KAMCO) 관계자는 "주식 매각협의회를 통과하고 나면 이달 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 내달부터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매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들어 제대로 된 외국인 직접 투자실적이 한 건도 없는 데다 대우건설이 미국계로 넘어갈 경우 이를 통해 국내 업체가 이라크 특수를 누릴 수 있어 정부도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