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는 천정부지로 치솟는데 이를 제품가에 반영시키지 못해 빈사 상태입니다." 휴비스 조민호 사장의 하소연이다. 그는 "지난해 PX(파라자일렌) 등 원자재가가 60%까지 올라가는 바람에 화학섬유업체들이 총 2억5천만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화섬업체의 고객사인 직물제조사들이 워낙 영세해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원사값)에 반영시키지 못한 탓이라는 설명이다. 조 사장은 "올해도 석유화학업체들로부터 10% 인상 통보를 받았다"며 "이 같은 추세대로 간다면 공장을 세우는 극단적인 방법도 고려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중국의 수요 급증,원유가 급등 등 원자재가 상승 요인도 있었지만 석유화학업체들이 국내 섬유업계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폭리를 취한 면도 없지 않다"며 유화업체들을 겨냥했다. 그는 "업스트림(공급업체)과 다운스트림(수요업체)이 함께 살려면 석유화학업체들이 나서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또 "법정관리,화의 상태에 있는 부실 화섬 기업들을 시장원리가 아닌 정책적 논리로 끌고 가다보면 공급과잉으로 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도 있다"며 이 기업들의 조속한 정리를 촉구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