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일 한화갑 전 대표의 구속영장을 집행하려는 검찰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서울지검 특수2부 강현우 부부장검사 등 검찰 관계자 20여명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민주당사를 방문,한 전 대표에 대한 영장집행을 시도했으나 당 관계자 2백여명이 당사 문을 걸어잠근 채 몸으로 막으며 저지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이 몸싸움을 벌이는 등 대치상태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검찰 진입시도와 민주당 저지=서울지검 특수2부 기원섭 수사2과장,이경현 수사3과장 등 검찰 수사관 20여명은 이날 오전 11시께 한 전 대표의 구속영장 집행을 위해 민주당사에 도착했다. 강 검사의 지시에 따라 기 과장 일행은 "법적 절차에 따라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니 집행에 협조해 달라"며 당사에 들어가려 했으나 당직자와 당원 등이 팔짱을 낀 채 당사를 에워싸고 이들의 진입을 막았다. 당원들은 "불법 경선자금 사용을 시인한 노무현 대통령과 불법 경선자금을 썼다고 자백하고도 5번이나 검찰 소환에 불응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기까지는 한 전 대표의 출두를 막을 수밖에 없다"며 맞섰다. 1시간30분 가량 대치하던 검찰은 일단 후퇴했다가 오후에 다시 당사에 들어가려 했으나 당원들이 물리력으로 저지,결국 진입에 실패했다. 민주당은 오는 3일 당 지도부가 참석한 가운데 광주에서 '노무현 정부 규탄대회'를 갖기로 했다. 한편 검찰 수사에 대한 당 지도부의 성토도 이어졌다. 조순형 대표는 "검찰은 즉시 서울지검이나 대검에 사건을 배당하고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은 "대선후보 경선을 도중에 그만 둔 한 전 대표가 4억원을 썼다면 서울·경기 등 큰 지역선거를 치렀던 정동영 의장은 적어도 20억원은 썼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화갑 전 대표,언제까지 버틸까=2일 0시부터 2월 임시국회가 시작돼 한 전 대표는 '회기 중 불체포특권'의 보호를 받게 된다. 따라서 영장집행에 실패한 검찰이 한 전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보내더라도 본회의에서 동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강제적인 인신구속은 한달 동안은 불가능하다. 특히 민주당은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에 대한 수사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어 한 전 대표의 자진 출두는 상당 기간 기대하기 힘든 형편이다. 그러나 한 전 대표의 검찰출두가 상당기간 지연될 경우 여론의 '역풍'이 일어 민주당에 오히려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일부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박해영·임상택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