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가로지르는 양쯔강은 장강(長江)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길이가 5천8백km나 되며 강유역의 면적은 1백80만㎢가 넘는다. 강을 따라 위치한 충칭 우한 난징 상하이는 중국의 주요한 공업 및 상업도시이며,특히 상류지역의 싼샤댐과 상하이 인근의 푸둥개발구는 국가 경제발전의 견인차가 되고 있다. 전체인구의 38%가 이 강을 중심으로 살고 있다고 하니 가히 중국인의 젖줄이라고 할 만하다. '아시아의 물개'라는 별명을 가진 조오련씨(52)가 중국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양쯔강 대장정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오는 5월 말 수영이 가능한 싼샤를 출발해 5개월 뒤 상하이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다. 오십이 넘은 나이에 인간능력의 무한한 가능성을 시험하는 것이어서 벌써부터 국내외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중국과 일본에서 내노라하는 수영 마니아들이 참가신청을 내고 있는 것만 봐도 앞으로 지구촌 뉴스로 각광받을 게 분명하다. 일부의 우려가 없진 않지만 조씨의 도전이 결코 무모하지는 않은 것 같다. 대한해협과 도버해협을 이미 성공적으로 횡단했으며,지난해에는 한강 7백리 길을 헤엄치면서 인간승리의 기개를 증명해 보이기도 했다. 이번 양쯔강 종단에 성공한다면 그는 내륙에서 가장 오래 수영을 한 인물로 기네스북에 오르게 된다. 바다수영으로는 지난 1999년 호주의 장거리 여자 수영선수 수지 마로니가 멕시코에서 1백97km의 쿠바해협을 횡단한 기록을 갖고 있다. 조씨의 양쯔강 도전은 단순히 자연에 맞서는 기록 경신이 아니라고 보여진다. 한·중간의 교역량이 늘고 문화교류가 빈번해지는 시점이어서 양국간의 우호적인 분위기가 더욱 활성화되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2001년 한겨울 중국인 왕강이씨가 한강의 뚝섬에서 잠실선착장까지 9백m를 헤엄치는 데 성공하자 중국 정부는 이 용기를 높이 사 왕씨의 기념우표까지 발행했었다. 조씨의 양쯔강 도전은 양씨의 '한강 정복'에 대한 대응의 의미도 있다고 한다. '양쯔강 이벤트'가 우리 국민의 기개를 과시하는 희망의 메시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