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집 그맛] '원조 영양족발회관' .. 쫄깃쫄깃한 '왕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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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효창운동장 쪽으로 한 블록 정도 내려가면 용문시장 건너편에 자그마한 족발집이 있다.
이름이 '원조 영양족발회관'으로 특이한 데다 눈에 잘 띄지도 않지만 이 일대 주민들은 족발집 하면 그 곳을 최고로 친다.
테이블은 많아야 7∼8개에 불과하다.
저녁에는 빨리 와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빈 테이블이 없어 근처에서 시간을 때우며 자리 나기를 기다리는 손님까지 있다.
어지간한 택시기사들 사이에도 유명한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식당 안에는 발그스레 익은 족발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족발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너무나 먹음직스럽게 보일 것 같다.
'왕족발'은 2만원 하는데 한 점 집어 새우젓에 찍어 입에 넣으면 맛이 강하게 전해져 온다.
예사 솜씨로는 내기 어려운 손맛이다.
쫄깃쫄깃하게 씹히면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젓가락을 멈추지 못하게 한다.
주인 허명욱씨(58)는 1988년 이 곳에서 장사를 시작했다.
아무리 장사가 잘 돼도 가게를 넓히거나 체인화하려는 욕심을 내지 않았다.
족발은 마장동에서 가져오는데 1백근에서 1백50근 하는 돼지 족발만 까다롭게 고른다.
너무 큰 돼지 족발은 맛이 없다는 것.
맛의 비결은 아무래도 비공개 양념에 있다.
비릿한 냄새가 없고 쫀득쫀득한 족발 맛을 보면 다른 곳의 족발은 먹지 못할 정도다.
족발과 함께 콩나물국이 나오는데 시원한 국물과 사각사각 씹히는 콩나물이 입맛을 돋워준다.
신김치도 일품이다.
장소가 좁다 보니 포장을 해가는 손님이 많다.
체육대회나 모임에서 단체주문도 한다.
돼지족발은 원래 쓰임새가 많은 앞발이 맛있다.
그래서 앞발은 2만원,뒷발은 1만8천원에 판다.
발목 족발(1만2천원)은 족발 양이 좀 부족하다 싶을 때 추가해 먹는 것이다.
(02)715-7075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