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2위인 '벨기에 듀오' 쥐스틴 에넹(22)과 킴 클리스터스(21)가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총상금 1천70만달러) 패권을 놓고 맞붙는다. 이들이 메이저 결승에서 '벨기에 슬램'을 벌이는 것은 지난해 프랑스오픈과 US오픈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로 앞선 대결에서는 모두 에넹이 이겼다. 또 남자 4강전에서는 마라트 사핀(24·러시아)이 통산 5회 우승을 노리던 디펜딩 챔피언 앤드리 애거시(34·미국)를 꺾고 결승에 오르는 파란을 연출했다. 톱시드의 에넹은 29일 호주 멜버른파크의 로드 레이버 코트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콜롬비아 출신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 4강 고지를 밟은 파비올라 술루아가(25)를 1시간 16분만에 2-0으로 가볍게 눌렀다. 지난해 그랜드슬램 2관왕을 달성했던 에넹은 이로써 개인 통산 세번째 메이저 왕관을 바라보게 됐다.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클리스터스가 서비스가 크게 흔들린 파티 슈나이더(스위스·22번 시드)를 1시간 14분만에 역시 2-0으로 제압했다. 에넹과 마찬가지로 처음 호주오픈 결승 무대에 오른 클리스터스는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 기회를 잡았다. 남자부의 사핀은 3시간 42분의 마라톤 승부 끝에 애거시를 3-2로 힘겹게 눌렀다. 지난해 손목 등의 부상으로 부진했던 사핀은 2002년에 이어 2년만에 대회 결승에 진출,2000년 US오픈에 이어 통산 두번째 메이저 우승에 한발짝 다가섰다. 사핀은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로저 페더러(스위스)전 승자와 우승컵을 다툰다. 사핀은 이날 최고 2백11km의 빠른 서비스로 애거시(10개)보다 3배 이상 많은 33개의 서비스 에이스를 성공시켜 '대포알 서버'의 진면목을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