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대량학살예방' 국제회의가 28일 대량학살과 인종청소를 규탄하는 선언문을 채택했지만 미국의 반대로 대량학살 처벌기구로 국제사법재판소(ICC)는 명시하지 못한 채 폐막됐다. 회의에 참석한 각국 대표들은 이날 선언문에서 "대량학살과 집단살상, 인종청소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대량학살 위협을 가능한 한 빨리 확인하고 감시하며 보고할 실질적인 수단과 절차를 발전시키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대표들은 또 선언문에서 각국에 대량학살의 위협에 대해 "젊은이들과 폭넓게 대중을 교육할 것을" 요구했으며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개막식에서 제안한 유엔내 '대량학살예방위원회' 창설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관련 사항을 직접 보고할 '특별 보고원' 문제에 대해 환영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는 이날 회의 폐막 후 기자들에게 사흘간의 회의에서 압도적인 다수가 ICC를 지지했지만 ICC에 대한 미국의 완고한 반대를 뒤집을 만한 희망은 없었다며 미국의 반대로 선언문에서 ICC가 배제됐음을 확인했다. 페르손 총리는 "스톡홀름에서 갑자기 열린 국제회의로 이미 선거운동을 시작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뒤집힐 것이라고 믿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회의에 참석한 미국측 대표인 피에르 리처드 프로스퍼 국무부 전범문제 담당대사는 각국 대표들이 선언문에서 ICC를 배제하도록 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일축하고 미국은 대량학살에 책임있는 사람들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ICC를 창설한 1998년 '로마조약'은 지금까지 전세계 90개국이 비준했지만 미국은 자국민, 특히 해외 주둔 자국군이 정치적인 동기에 의해 ICC에 기소되는 상황을 우려해 ICC에 반대하고 있다. 이번 회의는 2000년 '홀로코스트(유대인 집단학살)회의'로 시작된 '스톡홀름국제포럼' 연례회의의 4번째이자 마지막 회의로 이번 회의에는 10여명의 각국 정상을 비롯, 55개국에서 약 1천명의 대표가 참석했다. (스톡홀름 AP.AFP=연합뉴스) k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