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달러 수준의 정치와 교육으로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결코 열 수 없습니다."(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조남홍 경총 부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은 28일 일선 중ㆍ고교 교사들을 대상으로 경주 교육문화회관에서 가진 경제특강에서 "지금은 분배보다는 성장을 가르쳐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날 특강은 경제5단체가 마련한 '선생님을 위한 경제와 문화체험' 행사의 하나다. '무역과 우리경제'란 주제로 첫 강연에 나선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은 "동원그룹과 무역협회 신입사원 면접 때 노동의 유연성이 뭐냐고 물었더니 10명중 7명이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며 "저희가 학생들을 직접 만날 수도 없고 해서 아이들을 가르치시는 선생님들을 모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현실에서 중국의 급부상은 우리 경제에 위협이 되고 있다"며 "이대로 가면 일본의 앞선 기술과 중국의 값싼 임금 사이에 끼어 고사할 위기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용성 대한상의 회장은 반기업 정서에 대한 책임은 기업에 있다는 솔직한 고백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불법 대선자금과 관련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하지만 이익을 올려 세금을 내고 고용을 창출하는 기업의 본분이 부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등의 잘못된 인식도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는 기업만이 열어가는 것이 아니다"며 "정치 행정 교육 등이 5천달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결코 2만달러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한상의가 경제교과서에서 불합리한 부분을 64개 골라내 교육부에 수정해줄 것을 건의했다며 교과서에 시장경제에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날 경제단체장들을 직접 만나본 교사들은 경제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경동고 이경호 교사(38·일반사회 담당)는 "기업가 정신이나 기업활동을 뒷받침해주는 사회적 분위기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며 "기업도 경제논리를 잘 실천한다면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