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강력한 시장 개입으로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 원화만 미국 달러화에 대해 '나홀로 약세(환율 상승)'를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재정경제부가 내놓은 '월간 경제동향 자료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은 1천1백92원60전으로 2002년 말(1천1백86원20전)에 비해 0.5% 상승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 일본 엔화는 일본 정부의 적극 시장 개입에도 불구,달러당 1백18.52엔에서 1백6.99엔으로 10.8% 떨어졌다. 대만 달러화 역시 34.74대만달러에서 33.03대만달러로 2.1% 하락했다. 미 달러 대비 강세 통화인 영국 파운드화는 파운드당 1.6037달러에서 1.7777달러로 10.9% 하락했고,유럽연합(EU)의 유로화도 유로당 1.0475달러에서 1.2545달러로 19.8% 급락했다. 그만큼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인 셈이다. 특히 호주 달러는 2002년 말의 환율(호주 달러당 0.5663달러)보다 지난해 말 환율(0.7489달러)이 무려 32.2% 하락,미 달러화 대비 환율 하락폭이 가장 컸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전세계적인 달러 약세 속에서 원화만 나홀로 약세를 보인 것은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의 대규모 유입과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정부의 적극적 시장 개입에 따른 것"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재경부 관계자는 "일본이 환율 안정을 위해 2천억달러를 투입하고도 최근 달러당 1백5엔대까지 밀린 상황을 감안해야 한다"며 "규모가 작은 서울 외환시장을 완전히 시장에 맡겼다면 아마 1천원 아래로 벌써 밀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