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가 신행정수도 예정지를 선정하는 데 결정적 변수는 아니다." 이춘희 신행정수도건설지원단장이 지난 2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던진 발언이 충청권 땅 투자자들 사이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단장은 이날 "후보지를 평가하는 5개 항목의 하나인 '접근성' 중 철도는 도로 항공과 함께 3가지 세부항목 중 하나일 뿐"이라며 "더욱이 5개 평가항목은 또다시 수많은 세부 항목으로 나뉘는 만큼 고속철도라는 한가지 요소 때문에 특정 지역이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갖가지 설(說)을 근거로 후보군을 좁혀 온 투자자들 사이에 보물(예정지)찾기가 또다시 미궁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충북 오송 등 고속철도 역세권 주변을 1순위 후보에 올려놓았던 투자자라면 '제3의 지역'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놓을 만한 여지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반면 신행정수도 입지기준(정부안)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 지역에 관심이 쏠리자 정부가 이를 흩뜨리기 위한 '물타기'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단장도 "고속철도가 신행정수도 후보지 선정을 위한 수많은 평가항목 중 하나일 뿐이라는 원론적인 얘기였다"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이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땅 투자자들의 '미로찾기'는 오는 7월 신행정수도 후보군과 평가결과가 공개되는 순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에게 신행정수도 관련당국자들의 한마디 한마디는 복권 당첨을 바라는 사람을 향한 점술가의 해몽(解夢)처럼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