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시중은행들이 LG카드 대손충당금을 최고 49%까지 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들어 보수경영 기조로 돌아선 은행권이 '가급적 많이 쌓고 가자'는 경영방침을 정한데 따른 것으로, 당초 적립수준(최고 19∼20%)을 크게 웃돌아 작년 영업실적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연말 결산에 들어간 채권은행들은 LG카드 여신건전성(무담보 여신 기준)을 `요주의'로 분류키로 했으나 상당수 은행들이 대손충당금을 요주의 수준보다 훨씬 높은 최고 49%까지 적립하기로 결정했다. 금융감독규정상 부실위험에 대비해 여신의 일정액을 적립하는 대손충당금은 `요주의' 등급의 경우 2∼19%만을 쌓으면 되지만 상당수가 요주의보다 한단계 등급이낮은 `고정'(20∼49%) 수준에서 충당금을 쌓겠다는 것이다. 국내 리딩뱅크인 국민은행과 LG카드 주채권은행을 맡았던 우리은행은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지만 충당금을 최고 49%까지 쌓기로 내부의견을 모았다. 특히 국민은행은 추가 신규여신 부분도 미리 충당금을 쌓아 연말 결산에 반영할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보수적 리스크 관리 관행에 따라 40%대 이상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밖의 은행들은 다른 은행 동향을 봐가며 결정한다는입장이다. 다만 LG카드 위탁경영을 맡은 산업은행은 LG카드 정상화 가능성을 확신, 여신건전성을 요주의로 분류하면서 충당금 적립비율도 19%만을 쌓기로 결정했다. 시중은행들이 이처럼 실적악화와 직결되는 충당금을 더 쌓기로 한 것은 단순히`요주의' 수준으로 보기에는 LG카드 정상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은행들은 LG카드가 사실상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상태의 부실기업인 만큼`고정'으로 잡는 것이 정상적이지만 올들어 신규 추가 지원까지 결정한 마당에 원칙대로 `고정'으로 분류했다가는 추후 법률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있다고 보고있다. 이에따라 외양(건전성 분류)은 `요주의'로 하면서도 속 내용(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은 `고정'으로 하는 절충안을 택했다. 은행권 고위관계자는 "신규 여신을 내주면서 곧바로 부실기업에나 적용되는 고정으로 건전성을 분류하는 것은 배임의 소지가 있어 일단 요주의로 분류할 것"이라며 "그러나 LG카드 정상화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만큼 충당금은 가급적 많이 쌓아둘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 2003년 국내은행 영업실적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LG카드충당금을 20%로 잡고 당기순이익을 추정했으나 은행권의 추가 충당금 적립에 따라순이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카드 여신은 ▲기존 여신 2조원 ▲LG카드 매출채권 등의 담보를 조건으로 한 유동성대출 2조원 ▲신규 여신 1조6천500억원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은행들은 기존 여신 2조원 가운데 1조원의 경우 출자전환후 44대 1의 감자가 예정돼있어 98% 손실처리하고, 담보가 있는 유동성 대출 2조원은 충당금을 19∼20%로쌓을 것이 확실시된다. 다만 담보가 없는 나머지 기존 여신 1조원과 신규 여신 1조6천500억원이 문제로상당수 은행들이 고심을 거듭한 끝에 최고 49%까지 적립하기로 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기자 rhd@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