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 Strategy] 짧은 칩샷, 깃대는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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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이 그린에 오르지 못하고 그린을 조금 벗어난 지점에 멈추었다.
짧은 칩샷 또는 피치샷을 해야 할 판인데 이때 한번쯤 '깃대를 꽂아둘 것인가,뺄 것인가'로 고민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린 주변에서 쇼트샷을 할때 깃대를 어떻게 하는 것이 골퍼에게 유리한가.
◆전략
프로골퍼나 교습가들도 두 부류로 나뉜다.
먼저 깃대를 꽂아두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NASA(미국 항공우주국) 과학자 출신의 쇼트게임 전문교습가 데이브 펠츠와 프로골퍼 프레드 커플스가 대표적이다.
펠츠는 과학적인 실험으로 쇼트게임을 분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펠츠는 이 상황에서 어떤 것이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스윙 로봇'으로 수천회의 샷을 통해 실험했다.
그 결과 깃대를 꽂을 때가 뽑을 때보다 볼이 홀인되는 확률이 33%나 높았다.
그 이유는 이렇다.
볼이 적절한 세기로 굴러갈 때는 물론 터무니없이 세게 가더라도 깃대에 부딪치면 홀인이 되거나 홀 주변에 멈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내리막 라이에서도 깃대를 꽂아두는 편이 더 효과 있다.
또 최근엔 깃대의 굵기가 예전보다 가늘어졌기 때문에 볼이 깃대를 맞고 홀로 떨어질 공간도 더 넓어졌다.
펠츠는 "단 깃대가 골퍼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져 있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뽑고 치라"고 주장한다.
커플스는 "깃대를 뽑고 칠 경우 볼의 스피드가 완벽하지 않으면 홀인될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주장한다.
그런가 하면 타이거 우즈와 강욱순은 이런 경우 대체로 깃대를 뽑고 샷을 한다.
우즈는 여기에 대해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강욱순은 "짧은 칩샷이기 때문에 퍼트할 때처럼 곧바로 홀에 넣으려고 집중하기 위해 깃대를 뺀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상황은 골프 규칙상 깃대를 꽂아두어도 뽑아도 상관없다.
꽂아둘 경우라면 캐디나 다른 사람이 깃대 옆에 있도록 해서는 안된다.
캐디에게 깃대를 잡으라고 했다가 자신이 친 볼이 캐디를 맞히면 2벌타를 받게 된다.
깃대를 잡고 있는 캐디가 볼이 움직이고 있는 도중에 깃대를 제거해도 2벌타가 따른다.
깃대를 뽑으려면 멀리 두는 것이 안전하다.
친 볼이 뽑아 눕혀둔 깃대에 맞아도 친 골퍼에게 2벌타가 부과된다.
◆멘탈 포커스
골프는 '막연한 믿음'보다는 '과학적 근거'가 우선이다.
깃대를 뽑고 샷을 해온 골퍼라도 지금부터는 과학적 근거를 믿고 깃대를 꽂아둔 상태에서 샷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