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 법칙'이 옳았다는 사실이 속속 증명되고 있지 않습니까." 황창규 사장은 플래시메모리를 앞세운 '메모리 신성장론'을 누차 강조했다. 이른바 '황의 법칙'은 황 사장이 2002년 제기한 이론으로 미래 반도체산업이 모바일 기기와 디지털 전자기기 위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것이라는 게 초점이다. 이는 인텔의 공동 창업자인 고든 무어가 페어차일드 세미컨덕터의 수석 엔지니어로 일하던 시절(1965)에 제기한 '무어의 법칙'과 곧잘 비교된다. 무어의 법칙은 반도체 칩 하나에 집적될 수 있는 트랜지스터의 수가 1.5년에 두배로 늘어난다는 것이 핵심. PC시장의 성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 이론은 1990년대까지 반도체 업계의 정설로 굳어져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황 사장은 무어의 법칙이 모바일·디지털기기의 출현을 예견하지 못한 데서 이론적 결함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PC시장의 수요에 전적으로 의존했지만 이제는 모바일·디지털기기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더 이상 PC에 매달릴 필요가 없습니다.휴대폰 PDA 디지털TV 디지털카메라 차량항법장치 등 대용량의 메모리를 쓰는 제품 수요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황의 법칙'은 반도체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황 사장은 지난 99년에 2백56메가,2000년 5백12메가,2001년 1기가,2002년 2기가에 이어 지난해에는 4기가 낸드플래시를 개발해 스스로 자신의 이론을 입증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