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선택은 변화와 혁신이었다. 11일우리당 전당대회에서 개혁성향의 최연소 후보인 정동영(鄭東泳.51) 의원이 압도적지지를 얻으며 당 대표인 의장으로 당선된 것은 `개혁지도부'만이 총선승리를 위한유일한 카드라는 당원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정 의장 체제는 민주당 신주류를 중심으로 한나라당 탈당파와 개혁당, 신당연대가 함께 뭉친 `다국적 연합군'을 개혁이란 코드 아래 결집시켜 총선 고지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기성 정당과의 차별성 부각에 진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의장은 이미 경선과정에서 개혁지도부에 대한 입장을 거듭 천명했다. 그는 "새 지도부는 참신성과 개혁성, 미래성으로 능력과 비전을 갖춰야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구질서와의 일전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총선을 `구질서'와 한판 승부로 규정한 정 의장 체제의 우리당은 개혁에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 야권, 특히 원내 과반 의석을 점하고 있는 한나라당과 더욱가파른 대립각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당은 일단 각당 대표중 가장 젊은 정 의장 등 지도부의 `대중성'을 집중 활용하며 야권을 기득권에 안주하는 `낡은세력'으로 치부, `젊은당 대 노인당', `개혁대 반개혁', `혁신 대 수구'의 양강 구도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야권의 물갈이 바람도 `태풍'으로 바뀔 공산이크다. 한나라당은 진정한 합리적 보수세력으로의 변신을 위해 수족 자르기도 불사하는`환골탈태'의 유혹에 빠져들 수밖에 없고, 민주당도 호남중진 물갈이론의 소용돌이속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불가피한 정치권의 개조 몸부림 속에서 우리당 내부도 변화의 `무풍지대'로 남을 수 없다. 다른 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비리의원' 정리와 함께 영입작업도 본격화되면서 면모일신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신당은 신당다워야 하며, 신당다움은 활력과 속도감에서 나온다"며"우리당을 신속한 기동력으로 신화를 창조했던 몽골기병과 같이 만들겠다"고 말해새 지도부에 `젊은피'가 대거 수혈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카지노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송영진(宋榮珍) 의원이 전대 직전 총선 불출마를선언한 것도 개혁지도부 아래서 단행될 인적 쇄신의 강도를 가늠케 하는 신호탄으로해석될 수 있다. 새 지도부는 또 설연휴 전으로 예정된 선대위 출범을 계기로 중량감 있는 외부인사 영입과 당-청(黨-靑) 관계 재설정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정국의 유동성을 증폭시킬 전망이다. 특히 정 의장이 `총선 징발론'의 진원지였다는 점에서 문재인(文在寅) 청와대민정수석과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 등 총선 경쟁력이 있는 정부 각료및 청와대 참모진의 우리당 입당이 조기 실현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조기 입당론이 탄력을 받는 등 당.청 관계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입당전 당.청간 비공식 협의채널을 개설할 방침"이라며 "협의체는 의장이 대통령에게 면담을 신청하면 비서실장과 정무수석이 배석하는 형식을 띨 것"이라고 말했다. 정 의장 체제가 민주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그는민주당과의 연합공천 내지 합당론과 관련, 경선 직전 `형제당' 발언으로 인해 미련이 있는 듯한 모습으로 비춰지기도 했으나 지도부에 신기남(辛基南) 이부영(李富榮)이미경(李美卿) 의원 등 `강성'이 포진했다는 점에서 재통합은 물건너갔다는 인식이지배적이다. 우리당 대의원들의 표심이 민주당과의 재통합을 거부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정 의장은 원내 1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호남정서를 민주당과 분리시키는데정국운용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차기 대권후보군 중 유일하게 부각돼 있는 호남 출신인 정 의장이 감성짙은 호소력으로 `배신론'을 공략할 경우 민주당과의 대결구도도 더욱 첨예해질것으로 예상된다. 총선 승리를 위해 선택된 `정동영 간판론'은 이처럼 앞으로 곳곳에서 야권과 충돌하는 등 험난한 행보를 예고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 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