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의 국회 본회의 처리가 다시 무산됐다. 국회는 8일 본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표결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농촌출신 의원들의 실력 저지로 비준안을 통과시키는데 실패했다. 이에 따라 국회는 내달 9일 비준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박관용 국회의장이 이날 본회의에서 비준안에 대한 찬반토론에 들어가려 하자 농촌 출신 야당 의원 40여명이 단상에 몰려나가 토론 자체를 막아 회의가 1시간여 지연됐다. 한나라당 임인배 의원은 반대토론을 통해 "비준안 통과에 앞서 정부는 실효성 있는 농민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오세훈 의원은 찬성토론을 통해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FTA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비준안 처리를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칠레는 이미 두차례 다른 나라와의 FTA 비준안을 부결시킨 바 있다"며 "비준안 처리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며 내달 처리를 요청했다. 이에 박 의장은 "한달 후인 내달 9일 비준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의원들이 물리적으로 방해할 경우 국회 경호권을 발동해서라도 표결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를 직접 방문해 한ㆍ칠레 FTA 비준동의안 처리에 대한 협조를 요청했음에도 처리가 연기되자 "FTA는 국제화시대에 생존과 번영을 위해 반드시 비준되어야 할 사항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말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