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 창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41)는 이마트 창동점 단골이다. 김씨는 최근 이마트 안산 고잔점에 우연히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같은 회사가 운영하는 할인점인데도 상품 구색이나 편의시설이 '하늘과 땅' 차이였던 것. 할인점들이 앞다퉈 최신형 점포를 선보이고 있다. 대형 할인점들은 기존 점포 인근에도 신개념의 점포를 출점해 기존 고객을 일부 흡수하는 전략까지 구사하고 있다. 이마트의 창동점과 고잔점을 살펴보면 신ㆍ구형 점포의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우선 매장 규모가 2배 이상 커졌다. 창동점이 1천5백평인데 비해 고잔점은 4천평을 넘는다. 상품수도 1만5천가지에서 6만가지로 4배나 늘어났다. 전체 영업면적의 3% 내외인 편의시설 비중은 고잔점에선 20%(1천평)로 확대됐다. 고잔점의 주차대수는 무려 1천대에 이른다. 이마트 고잔점에서 나타난 또 다른 변화는 1층의 매장 구성.식품과 생활용품이 적당히 섞여 있는 타 점포와 달리 고잔점 1층은 먹거리로만 채워졌다. 세제 등 생활용품은 2층으로 올렸다. 특히 조리ㆍ반조리 식품 매장과 상품수는 기존점보다 2배 이상 확대됐다. 이마트는 고잔점을 앞으로 출점하는 모든 점포의 표준으로 삼기로 했다. 롯데마트가 지난달 오픈한 천안 성정점도 기존 점포와는 판이하다. 우선 외관부터 다르다. 성정점의 경우 기존 사각형의 딱딱한 이미지를 탈피해 벽면을 곡선으로 처리했다. 전면을 투명한 유리로 마감한 점도 독특하다. 롯데마트는 천안점의 천장 높이를 1.2m나 높여 개방감을 살렸고, 집기 높이도 기존점보다 20cm 정도 높여 배치했다. 주부 운전자를 배려한 주차공간도 눈길을 끈다. 롯데마트는 향후 문을 여는 점포의 컨셉트를 '재미있고 즐거운 매장'으로 정했다. 홈시어터체험관, 스포츠멀티숍, 애완동물숍 등을 기존 규모보다 50% 확대하는 한편 할인점 최초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2005년 개점할 안산점에 들이는 것도 검토 중이다. 기존점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고 있는 까르푸도 지난해 개점한 월드컵몰점, 대전 유성점 등을 대형 복합 매장으로 지어 지역 상권의 1번 점포로 만들었다. 월드컵몰점은 서울 강서상권에서 매출 순위 1,2위를 다투고 있고, 대전 유성점은 옥상에 대규모 골프연습장을 갖춰 격전지인 대전에서 경쟁력을 확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