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등록한 직후에 최대주주가 바뀌는 신규 등록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등록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의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것은 해당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 등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심사단계에서 대주주 지분매각 제한과 경영권 안정 보장 장치를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3일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신규 등록기업들의 최대주주가 보유주식의 보호예수기간 중 다른 기업과 매매계약을 맺은 다음에 보호예수가 끝나면 지분을 넘겨주는 '예약 매매'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최대주주가 변경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에스텍은 지난달 14일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뒤 40일도 안돼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장외 수산물가공업체인 인성실업 외 1인이 최근 장내에서 주식을 대거 매집,지분율을 14.48%까지 높였다. 이는 종전 최대주주 김충지 대표이사 외 1인(8.47%)보다 6%포인트 이상 높은 지분율이다. 인성실업은 투자목적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증권업계에서는 적대적 인수합병(M&A)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거래량이 적어 14%가 넘는 지분을 장내에서 파는 게 사실상 어렵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인성실업이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회사측은 이에 대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우호지분이 30%가 넘고 있어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에스텍과 함께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한국툰붐은 대주주 지분보다 많은 주식을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키로 결의,사실상 대주주가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툰붐이 씨티앤테크놀로지 외 8인을 대상으로 발행키로 한 유상증자 주식은 3백10만주로 대주주인 김형식 대표이사보다 1백만주 이상 많다. 특히 이 회사는 "상장 후 3개월 이내에는 유·무상증자 계획이 없다"는 약속을 어기고 등록 1개월여만에 유상증자를 결의,문제가 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공모자금을 기대만큼 확보하지 못한 데다 사업 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사실상 회사를 매각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등록된 지 2년이 안된 에어로텔레콤 케이스 휴먼정보기술 등의 대주주는 이른바 '예약매매'를 통해 최근 지분을 넘겼다. 에어로텔레콤은 장외 IT(정보기술) 기업인 셀레콤에 경영권과 함께 대주주 지분을 넘겼으며 케이스도 대주주 지분과 경영권을 이종민씨에게 최근 이전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등록된지 얼마안돼 대주주가 잇따라 바뀌는 것은 부작용의 소지가 적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모 증권사 기업공개(IPO) 팀장은 "등록 초기 매각 기업은 등록 프리미엄을 의식해 코스닥 등록 때 사업내용을 부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중소 벤처기업은 경영권이 위협을 받을 경우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지 않게 된다고 이 관계자는 충고했다. 따라서 심사단계에서부터 불안정한 경영권으로 인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