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 종목에 대한 장기투자인가,주주권 강화를 위한 지분매집인가" 템플턴애셋매니지먼트의 최근 행보에 대해 증권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템플턴은 최근 대주주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현대산업개발의 지분을 늘린데 이어 LG카드의 유상증자 실권주까지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이는 템플턴의 기존 투자철학과 다소 거리가 멀다는 측면에서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저평가 가치주에 대한 장기투자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명성이 높은 템플턴이 최근 한국에서 경영권 행사 등 지배구조를 겨냥하는 펀드로 변신하고 있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 투자를 뛰어넘어 SK㈜의 2대주주가 된 소버린자산운용처럼 경영권에 직접 개입하면서 주주로서의 입김을 강화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심상찮은 행보 템플턴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및 감자(減資,자본금 감축)우려가 있는 LG카드의 유상증자 및 실권주 공모에 참여해 2백43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템플턴은 지난 15,16일 LG카드 구주주 청약에서 1백2만주,지난 18,19일 실권주 청약에서 1백41만주를 확보했다. 또 LG증권이 총액인수한 실권주 7백16만주의 인수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LG카드 지분율은 14%에 육박한다 지난 20일 템플턴은 현대산업개발 주식 85만9천7백주(1.14%)를 장내에서 매수,지분율이 16.20%에서 17.34%로 높아졌다고 금융감독원에 공시했다. 이로써 템플턴은 정몽규 회장 및 특수관계인(17.02%)을 제치고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템플턴은 이외에도 삼성정밀화학 아가방 영원무역 LG생활건강 지분을 9% 이상 들고 있는 주요주주가 됐다. ◆주주권 강화 포석인가 증권업계에선 템플턴의 LG카드 지분확대와 관련,△LG카드의 회생가능성에 대한 베팅 △채권단의 감자 시도에 대한 협상력 강화 △인수합병(M&A) 의도 △'물타기(매입평균 단가를 낮추는 것)' 등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 가운데 '물타기' 가능성을 가장 높게 보고 있다. 템플턴은 주당 1만∼2만원 사이에서 LG카드 지분을 5%가량 사들였다. 특히 지난 11월 중순부터 LG카드 주가가 급락하자 지분을 추가로 늘렸다. 현대산업개발 지분 매집은 단순 투자목적을 뛰어넘었다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템플턴투신(한국) 관계자는 "최대주주로 올라선 만큼 배당이나 임원 선임 등 경영전반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소버린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SK㈜ 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을 지켜본 만큼 템플턴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날 현대산업개발 주가가 10.5%나 급등한 것도 템플턴 및 캐피털의 지분매집에 맞서 정 회장측이 지분확대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증권업계는 풀이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