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만화가 고우영 화백(65)이 10년만에 재출간되는 밀리언셀러 사냥소설 '맹수와 사냥꾼'(김왕석 지음,영진닷컴,전10권,각권 9천5백원)의 삽화를 맡아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고 화백은 최근 나온 첫권에 70컷의 삽화를 그려넣었다. 그는 한정판 3천부에 친필 사인을 실었고 책에 실린 삽화 중 4컷은 엽서로 만들어 부록으로 제공한다. 둘째권은 내년 2권에 출간되고 나머지는 순차적으로 완간될 예정. 평소 사냥을 좋아해 지난 69년 사냥총을 구입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던 고 화백은 "겨울만 되면 브로우닝 5연발을 들고 눈덮인 산야를 누비고 다녔다"면서 암과 싸우면서도 이 책의 삽화제의를 선뜻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는 책에 실린 친필 사인에서 "사냥은 살생이 아닙니다. 심오한 도(道)라야 합니다. 이 책으로 그 뜻이 전해지면 좋겠습니다"라고 적었다. '맹수와 사냥꾼'은 동물의 세계와 인간 본성을 대비시키며 생명의 신비와 공동체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소설.산림 보안관과 동물 연구가,동물 관리인 등이 주인공으로 등장해 북만주 길야크족의 곰 사냥,아프리카의 살인 사자 사냥,에스키모의 백곰과 바다표범 사냥,총각 고릴라의 사랑 등 생태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작가 김왕석씨는 책 머리말을 통해 '이 책에서 묘사한 사냥꾼의 이야기 안에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는 없으나 지금도 지구 어느 한 편에서 종족을 번식하며 우리와 함께 생존해가는 동물들이 항상 함께 있다'고 밝혔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