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아이디어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이디어와 싸우는 일이 내 직업이다. 한 자동차 회사의 광고기획안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나를 보고 선배가 책을 한 권 건냈다. 페이스 팝콘이라는 장난스런 이름을 가진 미래학자의 '클릭 미래속으로'(21세기 북스, 8천원)였다. '당장 눈 앞에 닥친 일이 산더미인데 먼 미래의 일을 예측한 엉뚱한 책이나 뒤적거리라는 건가.' 혼자 투덜거리면서 몇페이지를 읽어보던 나는 무릎을 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단순한 예측서라기보다 미래 소비자들의 소비 트렌드를 분석한 마케팅 지침서였다. 저자는 "트렌드란 사람의 마음이 움직이는 방향이며 적어도 10년간 지속되는 것이란 점에서 일시적 유행과 다르다"고 말한다. 따라서 유행이 아닌 트렌드를 읽어야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책은 이같은 트렌드 17가지와 그에 관련된 사례, 비즈니스 아이디어 등을 정리한 책이었다. 그중 특히 나에게 영감을 준 트렌드는 작은 사치 혹은 합리적 사치(Economic Luxury) 트렌드. 1999년에 책을 쓴 저자는 놀랍게도 이미 웰빙족의 출현을 전망하고 있었다. /김경훈 (JWT애드벤처 A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