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각지에서 열린 골프대회에서도 예외없이 여러가지 해프닝이 있었다. 타이거 우즈는 프로데뷔후 처음으로 티샷한 볼이 분실되는 '사고'를 겪었고 존 데일리,세베 바예스테로스등 유명선수들조차 '스코어카드 오기'로 실격되는 불운을 당했다. 골프규칙과 관련된 해프닝을 사례별로 모아본다. ◆어이없는 실수=스콧 레이콕은 소니오픈도중 소변이 마려운 나머지 경기위원용 골프카를 타고 화장실을 다녀왔다가 '용변은 긴급상황이 아니다'는 이유로 1벌타를 받았다. SBS최강전 여자경기에서는 한 선수의 캐디가 그린에서 마크하지도 않고 볼을 집어올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해 선수가 벌타를 받았다. 박세리는 전담캐디 없이 치른 한·일전에서 클럽을 16개나 가지고 나와 '세계 톱랭커'답지 않은 허점을 보였다. ◆최대 논쟁거리가 된 구스타프손=스웨덴 출신의 소피 구스타프손이 삼성월드챔피언십 최종일 14번홀 그린에서 어드레스하려는 순간 볼이 움직였다. 본인은 어드레스 전이었다고 주장했고,주위에서는 어드레스 후였다고 맞받았다. 어드레스 후 움직이면 1벌타를 받고 볼을 원위치시켜야 한다. 결국 본인의 말이 채택돼 벌타가 따르지 않았고 그녀는 결국 우승했다. 그러나 구스타프손이 미LPGA투어 커미셔너인 타이 보타우의 애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한참동안이나 논쟁거리가 됐다. ◆프로 울리는 쇼트퍼트=샘 스니드는 "60㎝거리의 내리막 퍼트처럼 두려운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내로라하는 프로들도 브레이크가 심한 쇼트퍼트에 맞닥뜨리면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헤일 어윈은 15㎝거리의 쇼트퍼트를 왼손잡이 스타일로 치다가 실수했고,파드레이그 해링턴은 45㎝거리의 파퍼트를 놓쳐 2위에 머물렀다. 시니어프로 빈센트 페르난데스는 동반자의 퍼트라인을 밟지 않으려고 엉성한 자세로 퍼트하다가 25㎝짜리를 놓치기도 했다. ◆퍼트라인 터치의 마지막 희생자들=퍼트라인상의 '루스 임페디먼트'는 올해까지 손이나 클럽으로만 치우도록 돼 있다. 내년에 발효되는 새 규칙에는 이 조항이 삭제돼 수건이나 티페그 등 어떤 물건으로도 치울 수 있게 된다. 안시현의 캐디이자 스승인 정해심씨는 모빌챔피언스토너먼트에서 퍼트라인상의 벌을 수건으로 쫓다가 2벌타를 받았고,앨리슨 니콜라스는 US여자오픈에서 역시 퍼트라인 위에 있는 거미를 '티 페그'로 제거하려다 벌타를 받았다. ◆경기위원도 가끔은 착각=프레지던츠컵 셋째날 포볼 매치. 최경주의 티샷이 벙커에 들어갔는데 미국팀 제리 켈리가 세컨드샷하면서 떨어진 디봇이 최경주의 볼 옆에 멈추었다. 켈리의 캐디가 그 디봇을 달라고 하자 벙커샷직전의 최경주가 디봇을 건네주었다. 이에 경기위원이 '벙커에서는 루스 임페디먼트를 제거할 수 없다'는 규칙만 믿고 최경주에게 그 홀의 패를 선언했지만,이는 명백한 오류였다. 이 경우엔 최경주가 퍼낸 디봇이 아니므로 형평의 이념에 따라 최경주는 그것을 제거할 수 있다고 규칙재정 13-4/18에 나와 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