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미술의 만남.' 연말연시를 맞아 책을 주제로 한 전시가 잇달아 열리고 있다. 금호미술관이 지난 19일부터 교보문고와 공동으로 '사람을 닮은 책,책을 닮은 사람'전을 열고 있는데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은 대한출판문화협회와 손잡고 25일부터 '서울 북 아트-아트 북 아트'전을 갖는다. 책의 지식 전달 매체로서의 기능을 뛰어넘어 책의 조형적 의미와 새로운 장르로 떠오르고 있는 '아트 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자리다. ◇'아트 북'전(내년 2월1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한국 미국 영국 등 20개국 3백여명 작가의 아트북과 책을 소재로 한 미술작품들을 선보인다. 김홍도의 그림으로 유명한 '오륜행실도' 5권이 일반에 공개되고 김소월의 최초 시집인 '진달래꽃'(1926년간),김동인의 '감자'(1935년간) 등 희귀본들도 출품된다. 근대미술의 대표적 화가들인 김용준 김환기 이중섭 박고석 등이 장정에 참여한 근대 도서들도 소개된다. 아트 북의 시원으로 평가되는 러시아 아방가르드의 리시츠키와 동시대 작가들의 아트 북 70여점이 일본 무사시노예술대 협조로 공개된다. 고영훈 김상구 최은경 등은 책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다. 책이라는 소재가 회화 설치 등 다양한 기법을 통해 조형언어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볼 수 있는 자리다. 서기흔 정병구 안상수 금누리 등은 '북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작가들이다. 책을 보고 읽는 조형적 수단으로 연구해온 이들의 북 아트를 선보인다. 특히 최근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서 화제가 됐던 무하마드 알리의 전기 사진집도 출품된다. (02)503-7744 ◇'사람을 닮은 책'전(내년 2월28일까지 금호미술관)=교보문고와 공동으로 기획한 전시로 44명의 작가가 책을 주제로 한 조각 설치 회화 아트북 도서관 만들기 작업을 선보이고 13명의 어린이들과 공동작업도 했다. 이들이 만든 책은 기억의 보존과 기록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상력으로 어루만지거나 해체한 책이다. 홍경택은 엄청난 규모의 책이 산만하면서도 정연하게 쌓여있는 화려한 그림 풍경을 보여준다. 서해성은 실제로 망한 책방에서 가져온 8백여권의 책을 쌓아올린 '망한 책방에서 가져온 기억'을 출품했다. (02)720-5114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