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관계법 개정을 심의하고 있는 국회 정개특위가 중앙선관위의 단속 권한 중 일부를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선관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개특위는 `선관위는 후보자.선거사무장.선거사무소의 회계책임자 또는 후보자의 직계 존비속이나 배우자에 관한 금융거래자료의 제출을 요구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선거법 134조의 내용 중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 부분을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개정하는데 대체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20일 "정개특위가 금융거래자료 자료제출 요구권과 불법선거혐의자 동행요구권 등 선관위의 권한들을 유명무실하게 제한하려 하고 있다"며 "국회가 국민여론에 떠밀려 외관상으로는 개혁을 하고 있지만 실효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는 오히려 축소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료제출을 거부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4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도록 한 현행 규정을 과태료 100만원으로 대폭 완화할 경우 불법선거자금에 대한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는 것이 선관위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개특위는 선관위의 주장에 대해 "선관위가 `몸집 불리기'를 위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정개특위 관계자는 "현행 법은 선관위의 금융거래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할 경우 징역과 벌금형을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선관위에 계좌추적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과 다름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거래자료에 대한 추적은 검찰 등 수사기관이 맡는 것이 정상이고, 선관위는 필요할 경우 수사기관의 힘을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자료제출 요구권에 집착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또 "특히 정치인들은 선관위에 모든 계좌를 신고하고 후원금을 공개토록 법이 개정될 예정"이라며 "자료제출 요구권이 어느 정도 제한된다하더라도 정치자금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기 때문에 선관위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정개특위는 오는 22일 전체회의를 열어 선거법 134조 개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 3당이 선관위의 자료제출 요구권 유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자료제출 요구권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