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정상화 방안=채권단은 LG카드와 LG증권을 패키지로 묶어 매각할 계획이다. 다만 LG증권은 실사기간이 너무 짧다는 점을 감안해 LG카드 인수자가 내년 6월말까지(3개월 연장 가능) 우선매수권을 가진 채 인수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했다. 매각 대상 주식은 LG카드의 경우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15.9%와 계열사 지분 9.62%를 합쳐 23.9%이며 LG증권은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6.4%,계열사 14.5% 등 모두 20.9%다. 이들 주식의 매각가격은 두 회사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은 주당 1원,계열사 지분은 시가로 고정됐다. 감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인수자 선정기준은 8개 은행 중 '유동성 지원 후 출자전환할 금액'을 1조원 이상(주식가격과는 별도)으로 제시하는 곳 중 최고가를 써내는 은행이다. 최종 인수자는 올 12월31일에 결정된다. 인수자가 결정되면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자금지원이 이뤄진다. 모두 합쳐 2조8천억원 이상이다. 우선 인수자는 내년 1월 7일과 26일 각각 5천억원씩,총 1조원을 대출해주고 추후 전액을 출자전환한다. 인수자가 입찰에서 써낸 금액이 1조원을 초과할 경우 나머지 금액은 적절한 시기를 정해 대출 및 출자전환한다. 8개 채권은행도 1조원을 출자전환하며 LG그룹은 자금력이 있는 계열사들을 통해 LG카드가 발행할 만기 2∼4년짜리 카드채 8천억원어치를 매입한다. ◆최후 보루는 산업은행=어떤 경우에도 LG카드의 주인이 올해 안에 바뀔 것이라고 채권단은 자신하고 있다. 자신감의 배경에는 산업은행 파킹(parking·보관)이라는 최후 카드가 숨어있다. 8개 은행 중 LG카드를 인수하겠다는 곳이 없을 경우 과거 대우증권 처리 때와 마찬가지로 산업은행이 임시로 인수한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의 공신력으로 LG카드에 대한 시장신뢰를 회복하고 확실한 정상화를 이룬 다음 원매자를 찾으면 된다는 것.이 방안은 그러나 민간 금융회사 문제에 정부가 직접 개입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 정부로서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채권단 관계자는 전했다.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도 산업은행과 함께 파킹용 인수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LG카드 인수전 3파전 될 듯=8개 은행 모두가 인수 후보지만 관심도가 높아 보이는 곳은 하나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세 곳이다. 이종휘 우리은행 기업금융 담당 부행장은 "8개 은행 중에 인수희망자가 분명히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이런 계획을 마련한 것"이라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을 밝힐 수는 없으나 최근 언론보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하나·우리은행과 산은이 우선적으로 거론되고 있다"며 "그러나 이들 모두 현재 제시된 가격(1조원 이상)으로는 참여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 단정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2005년에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예정인 하나은행은 카드와 증권,보험의 덩치가 너무 작다고 판단,진작부터 인수합병(M&A)을 검토해 왔다. 카드부문은 지난해와 올해초까지만 해도 LG카드 인수를 진지하게 추진했을 정도로 관심이 높았고 증권부문은 지금도 대형증권사 인수방침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하나은행으로서는 이번 기회가 카드와 증권부문을 한꺼번에 키울 수 있는 절호의 찬스라는 게 금융계 분석이다. 이미 금융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신한은행은 굿모닝증권 합병으로 증권부문의 덩치를 키우긴 했지만 여전히 증권업계 3위 자리 확보라는 내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오던 참이었다. 카드부문(신한카드)도 신한은행의 자산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작다는 지적에 부담을 느껴온 게 사실. 농협은 지난 4월 프랑스 크레디아그리콜(CA)과 함께 농협CA투신운용을 설립하는 등 제2금융권 진출에 꾸준한 관심을 표명해 왔다. 8개 은행들간 인수경쟁 과정에서 합종연횡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몇개 은행이 연합하거나 외국계 금융회사를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방안 등이 구체적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하영춘·김인식 기자 hayoung@hankyu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