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혼게이단렌(日本經團連)이 기본급 인하 및 정기승급제 폐지를 2004년 임금협상(春鬪)의 기본 전략으로 확정했다. 이는 일본 재계가 경기 회복에도 불구,임금 인하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아사히신문은 12일 게이단렌이 성과급제 도입,정기승급제 폐지 또는 축소와 기본급 인하도 노사간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의 내부보고서를 확정,오는 16일 이사회에 제출한다고 보도했다. 게이단렌의 지난해 보고서는 정기승급제 동결 및 수정만 제시했을 뿐 기본급 인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 보고서는 또 "노사가 임금,노동시간,능력개발,정신건강 증진 등에 대해 토론하고 검토하는 '춘토(春討)'가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게이단렌의 이 같은 입장 전환은 고비용 구조와 제조업 공동화가 지속되면 일본 산업계는 국제경쟁력을 상실하고 말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현지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최근 들어 경기 회복 조짐이 뚜렷해졌지만 내수 확대,기업 경쟁력 제고 등 국내 요인보다 해외 경기 호전 등 대외 요인의 영향이 컸다는 점도 재계가 고임금을 걱정하는 또 다른 이유로 보인다. 실제 1조4천억엔대의 사상 최대 경상이익을 낸 도요타자동차가 지난 3월 기본급 동결을 결정한 데 이어 히타치 소니 등 우량 기업들도 앞다퉈 성과급제 전환을 선언하는 등 일본 기업들의 임금체계 수술 작업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도쿄=양승득 특파원 yangs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