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후 재건사업 분배 과정에서 전쟁 반대 국가들에 대한배제방침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동생을 둘러싼 비리의혹이 불거져 나와 설상가상의 입장에 놓이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1일 이라크 수주를 돕기 위해 설립된 컨설팅업체인`뉴브리지 스트래티지스'의 두 경영인이 이미 오래전부터 중동지역에서 각종 사업을추진하기 위해 부시 대통령의 막내동생인 닐을 활용해 왔다고 보도했다. 반도체에 문외한인 닐은 중국의 반도체 업체인 그레이스사측과 거액의 대가를받기로 하고 컨설팅 계약을 맺은 사실과 태국과 홍콩을 방문했을 때 섹스 접대를 받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 물의를 일으켰던 장본인. FT 보도에 따르면 뉴브리지 스트래티지스의 존 하우랜드 사장과 자말 대니얼 회장은 수년전부터 닐과 중요한 사업관계를 유지해 왔다. 지난 5월 설립된 뉴브리지 스트래티지스는 부시 현 대통령의 선거운동본부장을지낸 조 올보와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참모였던 에드 로저스, 래닌 그리피스 등 부시 가문에서 일한 거물들을 이사로 영입해 설립초기부터 주목을 받았다. 특히 대니얼 회장은 아버지 부시 대통령 재임중이던 지난 92년 프랑스사무소를통해 부시 가족의 파리 디즈니랜드 여행을 알선해 주는 등 닐과 10년 이상 친분관계를 이어왔다. FT는 하우랜드 사장 등이 수차례에 걸쳐 닐 과의 관계를 활용해 중동에서 각종이권사업을 따내거나 투자를 유치하려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닐은 이들이 중동에서 벌이는 벤처사업을 추천하는 편지를 써 줬고, 대니얼 회장의 경우는 부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갖고 다니기도 했다는 것. FT는 이들 편지와 사진이 중동에서 사업을 하는 데 귀중한 자산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니얼이 부시 대통령의 고향인 텍사스 휴스턴에 세운 투자펀드 회사인 크레스트 인베스먼트사는 닐을 공동 회장으로 영입하고, 이 회사는 닐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교육소프트웨어 회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FT는 중동지역의 한 사업가 말을 인용해 대니얼은 닐이 소유한 회사의 창립을 자신이 후원했다고 공공연하게 떠들고 다니면서 지도층 인사들에게 투자를 권유했다고 전했다. 또 닐은 하우랜드, 대니얼과 함께 크레스트 인베스먼트가 지분을 갖고 있는 스위스 소재 회사인 `실버매트'의 공동 이사로 등재될 만큼 이들 세 사람은 절친한 사이였다는 것이다. FT는 부시 대통령과 동향 출신인 하우랜드는 지난 97년 사우디아라비아인 소유의 모(某) 회사 재무책임자로 일할 당시 1천200만달러의 회삿돈을 유용한 혐의로 피소되는 등 문제가 있는 인물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하우랜드는 FT와의 인터뷰에서 1천200만달러 증발사건에 대해 아는 것이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며, 닐과 다니엘은 인터뷰 요청에 아예 응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