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개별주식옵션의 동시 만기일을 하루 앞둔 10일 당초 예상대로 대규모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이로인해 개장 직후 종합주가지수는 13포인트 이상 급락세를 보인 반면 이 때를 겨냥한 대규모 매수 세력이 등장,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CSFB 창구를 통해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를 골고루 쓸어담은 외국인과 개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의 적극적인 매수는 3천5백45억원어치의 프로그램 차익거래 매도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7.29포인트 오르는 강세장을 만들어냈다. '프로그램 매물 더 없나.' 개인투자자들은 '트리플위칭데이'(주가지수선물·옵션 개별옵션 동시만기일)에 의한 단기적인 수급 악화 상황을 우량주 저가 매수의 '찬스'로 보고 주식을 대거 매입하고 있다. 단기적 수급부담이 해소되는 만기일 이후의 주가 상승 가능성에 '베팅'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10일 거래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은 1천8백78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장초반 개인은 주요 매수주체 중 유일하게 순매수세를 나타내며 774선까지 떨어졌던 지수를 끌어올렸다. 만기일 영향이 본격화되며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던 지난 5일 이후 개인은 4천억원어치를 순수히 매수했다. 이같은 개인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지난 10월 판매되기 시작한 증권사의 '일임형 랩어카운트'자금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 상품엔 현재 8천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있다. 이날 개인의 전체 순매수 금액 중 95% 이상(1천7백87억원)이 전통적으로 이들이 선호했던 중소형주가 아닌 대형주에 집중된 것은 이를 입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를 믿는 개인이 늘어남에 따라 이들의 저가매수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매수차익잔고가 청산되는 만기일 직전을 저가매수 기회로 삼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자금 유입은 뚜렷하게 개선되고 있지 않지만 최근 단기악재로 급락한 증시가 'V자형' 반등을 하는 것 등을 본 학습효과가 나타나면서 개인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강세장'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