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슬레, 한국 생수시장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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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생수회사인 스위스 네슬레가 한국 생수시장에 진출한다.
이에 따라 진로 석수와 농심 삼다수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생수시장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4일 한국네슬레와 생수업계 등에 따르면 네슬레는 풀무원 계열의 생수 회사인 풀무원샘물과 합작법인을 설립,내년부터 국내에서 생수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네슬레 고위 관계자는 "최근 풀무원과의 협상이 잘 돼 내년 1월부터는 생수 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슬레는 세계적으로 생수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고 한국에서는 94년부터 생수사업을 검토했다"고 덧붙였다.
네슬레-풀무원샘물 합작법인은 네슬레의 선진 기술을 도입,충북 괴산군 유평리의 풀무원샘물 공장에서 기존 풀무원샘물과 함께 비텔 페리에 등 네슬레 브랜드의 생수도 생산할 계획이다.
또 풀무원샘물의 전국적인 유통망을 통해 생수를 판매하게 된다.
네슬레는 초기에는 합작법인 형태로 국내 생수시장에 진출하나 궁극적으로 풀무원샘물을 인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네슬레 관계자는 "합작 형태는 다소 복잡한 형식을 띠게 될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인수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점진적으로 네슬레 브랜드의 생산·판매 비중을 높여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샘물협회 관계자도 "초기 5년간은 네슬레와 풀무원 브랜드 제품을 같이 내고 5년 뒤에는 네슬레 제품만 생산·판매해 사실상 네슬레가 인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네슬레와의 협상이 막바지 국면에 와 있으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네슬레는 세계 최대 식품업체이자 세계 최대 생수업체로 비텔 페리에 등 유명 브랜드를 포함,전세계 12개국의 주요 생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생수사업의 매출 비중이 늘어나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하고 있다.
풀무원은 국내 3위 업체로 15%의 내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생수 시장은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증가,연평균 15∼20%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올해 생수시장 규모는 2천5백억원대로 추정된다.
진로 석수와 농심 삼다수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가운데 풀무원 동원F&B 하이트 한국코카콜라 등이 선두권을 추격하고 있다.
샘물협회 관계자는 "네슬레가 생수시장에 진출하면 단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더라도 자본력 브랜드파워 기술력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점유율에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네슬레 본사는 한국네슬레 노조가 1백45일간 장기파업을 벌이자 청주공장 증설계획을 철회하고 미주지역 수출 물량을 중국공장 등에 넘겼다.
이와 관련,한국네슬레 고위 관계자는 "증설계획은 무산됐지만 내년 1월부터 한국 업체와 함께 벌이는 생수사업(풀무원샘물과의 합작)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