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를 겪으면 기업가치가 거의 반토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LG경제연구원(박상수 책임연구원)은 영업기반은 비교적 견고하게 갖추고 있으나 보유현금 부족으로 부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을 유동성 위기로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이같은 유동성 위기 원인을 과도한 외형경쟁 차입 특히 단기차입위주 자금조달 치중 경영자의 도덕덕 해이 등을 꼽았다. 또한 기업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하게 되면 자금조달 어려움에 그치지 않고 영업기반,사업시스템,조직역량 등 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는다고 진단했다. 카드사의 경우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자금조달규모는 1/25로 줄어들고 조달시 가산금리는 3.7배까지 뛰어 오른 것이 대표적 예. 특히 조직분위기 침체와 인재 유출을 초래하며 이 과정에서 기업기밀이 누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99년부터 2003년 10월까지 회사정리절차나 화의,부도 등을 공시한 30개 기업들을 주가 변동폭을 조사한 결과 공시일이전 1개월전부터 공시이후 1주일까지 평균 시가총액 감소율이 46.6%에 달했다.최대 하락율은 79%이고 최소 5.6%. 업종별로는 유통업 주가 하락율이 53.3%로 평균보다 높았으며 이는 보유 자산이 별로 없어 금융기관이나 거래 상대방이 물품거래를 기피하고 그 결과 단기간내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기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유동성 위기 발발시 무엇보다 채권자와 긴밀한 협조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는 게 급선무이나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내부통제시스템 구축과 적절한 운용 그리고 회계법인의 독립적 감사및 채권금융기관의 철저한 위험관리 등.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