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26일 오후 강병중 ㈜넥센 회장 겸 부산방송 회장(64)을 소환, 지난 대선을 전후해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수억원대 돈을 건넨 혐의 등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강 회장을 상대로 최도술씨에게 건넨 돈의 규모와 명목 등에 대한 조사와 함께 대선 당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있으면서 부산·경남지역 기업들로부터 수십억원대 돈을 모금, 정치권에 건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 ◆ 강 회장은 누구인가 =그는 자수성가한 부산의 대표적 향토 기업인이다. 3대, 9년에 걸쳐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내면서 삼성자동차와 선물거래소 부산유치 등 굵직굵직한 지역 현안을 주도적으로 해결해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한 긍정적인 평가와 정치권과의 깊은 인연으로 '정경유착의 귀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함께 갖고 있기도 하다. 경남 진양출생으로 마산고와 동아대 법대를 졸업한 강 회장은 1967년 약관의 나이에 화물운송회사인 옥정산업㈜을 설립,기업인의 길을 시작했다. 일본산 중고 트럭 수입권을 따내 운송회사를 설립한 강 회장은 제3공화국의 2차 경제개발계획과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힘입어 급성장했고 1973년 흥아타이어의 재생타이어 공장을 인수해 타이어산업에 진출했다. 이어 4년 뒤에는 자동차용 튜브생산업체인 흥아타이어공업㈜(현 ㈜넥센)을 설립, 세계 최대 자동차용 튜브생산업체로 성장시켰고 1999년 4월부터 '빅야드' 상표로 골프공을 생산해 국산 골프공의 대명사로 키워내는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주목받았다. 강 회장은 1989년 자신의 주도 아래 지역 상공인과 시민들의 출자로 제일투자신탁(현 제일투자신탁증권)을 설립했다가 외환위기 직전 제일제당에 경영권을 넘겼고 99년에는 법정관리 상태에 있던 우성타이어를 인수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면서 우량기업으로 변신시켰다. 지난해 2월에는 지역민방인 부산방송(PSB)의 지분 30%를 ㈜한창으로부터 매입, 경영권을 인수하고 방송사업에까지 진출했다. 1994년부터 9년 동안 15∼17대에 걸쳐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지낸 그는 올해 4회 연임을 시도하다 일부 상공인들의 반발에 부딪혀 포기했다. 1994년부터 부산상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98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김기재 후보(현 민주당 의원)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이듬해에는 한나라당의 아성인 부산에서 국민회의 신당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한 뒤 지난해 1월까지 민주당 부산시지부 후원회장과 중앙당 당무위원을 맡았다. 이 때문에 한나라당 지역 국회의원 및 안상영 부산시장과 잦은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강 회장의 이같은 정치 관련 행보 때문에 지난 대선과정에서 노무현 후보 측에 상당한 정치자금을 주었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고 노 후보 당선 뒤에는 상의회장 4번 연임을 위한 지원을 부탁하기 위해 친분있는 기업인들과 함께 억대의 돈을 전달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