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과정평가원(원장 이종승)은 24일 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오답시비가 제기된 언어영역 17번 문제에 대해 복수정답을 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63만여명에 이르는 수험생 답안의 재채점과 성적 재처리가 불가피해졌으며 오답시비가 일고 있는 다른 문제에 대해서도 정답 수정 요구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수능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4년 수능이 도입된 이래 채점 후 정답 변경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빚은 평가원은 물론 수능 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아 내년 새 체제로 시행되는 2005학년도 수능의 공정성이 다시 도마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종승 평가원장과 배두본 수능출제위원장(한국교원대 교수)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언어영역 17번 문항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되지 않아 관련학회의 의견 조회와 수능 자문위원회 자문 등을 종합, 검토한 결과 원래 정답 3번 외에 5번도 정답으로 인정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그동안 정답에 대한 이의가 제기되었던 다른 문항들에 대해 출제진의 면밀한 검토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정답이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이 평가원장은 앞으로 대입일정에 대해 "수능 채점은 차질 없이 진행해 당초 예정한대로 12월2일 수험생에게 성적을 통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수능 후 제기된 유사문항 출제 및 지문 중복과 관련해 "기출문제와 유사 문항, 지문 중복을 피하기 위해 출제와 검토과정에 최선을 다했으나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참고서, 문제집, 모의고사 등에서 다룬 문항과 지문을 모두 피해출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을 시중 문제집에 나왔다고 해서 모두 출제에서 제외하면 점점 사소하고 지엽적 문제를 낼 수 밖에 없고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문항의 소재와 지문이 같거나 유사해도 발상과 관점, 문항유형을 새롭게 해 출제한다는 방침은 앞으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