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4 10:38
수정2006.04.04 10:39
지난 2001년 봄 경기 포천군 포천읍 자작리 유적에서 확인된 한성도읍기(BC 18-AD 475년) 최대 백제 건물터(길이 23.6m, 폭 13.2m)에서 출토된 대형 독(대옹.大甕) 3점이 최근 복원됐다.
자작리 유적 조사단인 경기도박물관(관장 이종선)은 바닥 평면 형태가 마치 한자 呂자를 닮아 흔히 呂자형이라 일컫는 이 주거지 중 안쪽 아궁이 부근에서 출토된한성시대 백제 대옹 4점 중 3점을 완전히 복원했다고 23일 밝혔다.
복원 결과 어른 허리춤에 이르는 대형급인 이들 독은 높이와 아가리 및 몸통 지름이 각각 ▲86 x 64 x 64㎝ ▲88 x 64 x 68㎝ ▲91 x 61 x 61㎝로 측정됐다.
아가리 지름과 몸통 지름이 거의 같은 수치를 나타내는 까닭은 이들 대형 토기가 마치 나팔꽃 모양으로 주둥이가 바깥쪽을 향해 펼쳐진 모습을 하고 있기 때문. 이들 대옹은 아궁이 부근에서 산산이 부서진 채 발견됐다.
발굴책임조사원인 송만영씨는 "대옹 한 점당 복원에만 꼬박 8-9개월을 소요했다"고 말했다.
복원된 이들 대옹을 관찰한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복원은 이렇게 해야 한다는 전범을 보여준 케이스라고 할 만하다"고 이번 복원 작업을 높이 평가했다.
이와 같은 한성시대 백제 대옹류는 한강유역과 임진강 유역을 중심으로 비교적최근에야 실물로써 확인되기 시작했다.
1996년 중부지방을 덮친 물난리를 계기로 발굴이 이뤄진 경기 파주 주월리 육계토성 주거지에서 다수가 확인된 이후, 특히 1997년 이후 조사가 계속된 서울 송파구풍납토성에서는 다량으로 확인됨으로써 단연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이와 같은 대옹은 영산강 고대문화권에서는 대체로 시신을 매장하는 관(棺)으로 사용되고 있어 두 지역 문화권간 대옹의 상관관계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송만영 조사원은 "이번 자작리 유적에서 분명히 드러났듯이 중부지방 대옹은 부엌 등지에서 사용된 생활용인 반면 영산강 문화권에서는 매장용이라는점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어 향후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