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 안정대책의 여파로 부동산 거래시장이 가격하락과 거래실종의 극심한 침체에 빠져든 가운데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도빠른 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입지여건이나 단지환경이 유망하다고 평가된 아파트마저 대규모 미분양이 속출하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분양가로 인해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수도권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에서 청약률이 10%에도미치지 못하는 등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잇따르면서 분양시장 침체에 대한 우려가깊어지고 있다. 경기 광주시에서 분양한 광주 도평 대주파크빌은 3순위까지 청약접수를 받았으나 434가구 분양에 37명만이 청약, 청약률이 8.5%에 그치며 무려 397가구가 미달되고 말았다. 포천시에서 분양한 극동미라주 아파트도 280가구 분양에 청약가구수가 40가구에불과, 무려 240가구가 미달되는 사태를 겪었으며 경기 여주에서 분양된 예일 세티앙도 전평형이 미달됐다. 대규모 택지지구인 데다 친환경단지로 개발돼 많은 관심을 불러모았던 파주 교하지구도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주 교하지구에서 분양에 들어간 우남퍼스트빌은 총 600가구 분양에 2순위 청약까지 88가구만 신청해 512가구가 3순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대대적인 홍보전략으로 모델하우스 개장이후 3만명이 넘는 수요자가 몰려들어 1순위 청약마감을 자신했던 동문아파트 굿모닝힐도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1천가구이상이 1순위에서 미달됐다. 분양시장이 이처럼 얼어붙은 것은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중과세와 투기수요에대한 강력한 억제책을 담은 10.29대책으로 인해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이 급속히 냉각됐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건설업체가 아직 주변 시세보다 높게 분양가를 책정하는 '배짱 분양'의 관행을 못 버렸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광주 도평 대주파크빌은 주변 아파트 시세가 평당 500만원 안팎인데도불구하고 평당 609만~693만원에 이르는 분양가를 책정해 인근 부동산업자들은 미분양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근 신세계부동산공인 관계자는 "아파트 수요가 강하지 않은 지역에서 주변 시세보다 훨씬 높은 분양가를 책정하면 실수요자들이 외면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포천 극동미라주 아파트도 평균 매매가가 평당 264만원에 지나지 않는 포천지역에서 평당 400만원대의 분양가를 책정했으며 평당 700만원 안팎인 파주 교하지구의분양가도 너무 비싸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다음까페에서 고양.파주지역 젊은공인중개사모임을 운영하는 동산공인 김현호대표는 "친환경단지로 구성됐지만 교통여건 등이 아직 미비한 지역의 분양가로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며 "건설업체들이 실수요자 위주로 바뀐 시장환경을 아직 직시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10.29대책의 영향에 전통적인 겨울 비수기가겹쳐 분양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고 있다"며 "실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춰 적극적인 분양가 인하 등에 나서지 않는한 분양시장 침체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