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 회장이 하반기들어 부쩍 현장경영을 강화하며 핵심사업을 챙기고 있다. 삼성은 20일 이 회장 주재로 서울 신라호텔에서 디지털 미디어 부문 '전략품목 임원회의'를 갖고 디지털TV와 프린터,홈시어터 부문에서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디지털TV는 2005년 세계시장 점유율 20%를 확보,1위에 오르고 2007년에는 25%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프린터 부문도 컬러 레이저 프린터 사업에 역량을 집중,2007년이내에 세계 시장점유율 28%를 달성해 HP 캐논과 함께 세계 3대 업체에 진입키로 했다. 홈시어터 부문은 해외 오디오 전문업체들과 제휴,2007년까지 세계 시장점유율을 14%까지 높이기로 했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디지털미디어 사업의 모태가 된 TV를 생산한지 33년이 된 해"라며 "이제는 부품이 아닌 세트제품에서도 세계 1등이 나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 회장 외에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과 삼성전자 최지성 박종우 신만용 부사장을 비롯 디지털TV와 프린터,홈시어터 분야의 핵심인력 등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지난 13일 휴대폰에 이어 불과 1주일만인 이날 주력품목 임원회의를 직접 주재하는 등 현장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달 9일에는 플래시 반도체의 육성전략회의를 갖기도 했다. 특히 이 회장이 부장이나 상무가 맡는 팀장까지 한자리에 불러 직접 의견을 듣는 것은 지금까지 전례가 없었던 파격적인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현장경영을 통해 앞으로 3∼5년 후 주역이 될 핵심인력을 격려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같은 전략품목 회의를 연말까지 1,2차례 더 개최할 예정이라고 삼성측은 전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