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이 '스트롱 코리아(STRONG KOREA)'사업의 하나로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 이들 과학 석학은 또 "과학기술인들이 이같은 사회적 역할을 다하기 위해 스스로 과학을 알리고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노벨 물리학상(73년)을 수상한 이바르 기아버 노르웨이 렌슬레연구소 교수는 "과학의 기본 법칙은 이미 알려져 있으므로 과학자는 이제 새로운 발명에 관심을 둬야 한다"며 "과학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아버 교수는 특히 "2000년 이후 실제 생활과 연결된 분야에서 노벨상이 나오고 있다"면서 "과학의 산업화가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벨 화학상(91년) 수상자인 리하르트 에른스트 스위스 취리히연방기술연구소 교수는 기조연설에서 "스위스와 한국은 대등한 연구실적을 내고 있으나 아직 한국에선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스위스의 경우 외국의 우수과학기술 인력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아직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폴 캘러핸 뉴질랜드 아카데미원장을 비롯 페티야고다 스리랑카 아카데미원장,하워드 앨퍼 캐나다 아카데미원장,엘링 노르비 전 스웨덴 왕립한림원 사무총장,윌리엄 피콕 호주 아카데미원장,한서 퀴서 독일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아카데미원장,구로카와 기요시 일본 과학원장 등 과학아카데미(한림원)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들 원로 과학인은 자국의 아카데미 현황 및 비전 등을 소개하고 과학기술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아카데미 역할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앨퍼 원장은 "과학아카데미는 정책 결정권자들로 하여금 과학기술에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노르비 전 사무총장은 "한림원은 태동하는 신기술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과학자들이 만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페티야고다 원장은 "제3세계에서는 한림원이 경제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특히 정부가 기초과학 등에 많은 투자를 하도록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벨상 수상자와 아카데미원장 등 원로 석학들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이어진 발표 현장에 참석,14편의 내용을 모두 소화해 내는 열의를 보였다. 이들은 주제발표가 끝나기가 무섭게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과학기술 발전에 대해 후한 점수를 주면서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측과 상호협력 방안에 큰 관심을 보였다. 오춘호·송대섭·장원락 기자 ohchoon@hankyung.com